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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할 때는 김승규…조금씩 기울어지고 있는 GK 경쟁

뉴스1

입력 2019.11.16 07:10

수정 2019.11.16 07:10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승규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19.11.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승규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19.11.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구성윤(왼쪽부터), 조현우, 김승규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19.11.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구성윤(왼쪽부터), 조현우, 김승규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19.11.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아부다비(UAE)=뉴스1) 임성일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축구대표팀의 No.1 수문장 경쟁은 1년이 넘도록 치열하게 이어졌다. 에이스 손흥민이나 수비라인의 핵심 김민재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포지션도 '붙박이'이라 낙점할 수 있는 선수는 흔치 않으나 골키퍼만큼 매 경기 선발을 점치기 힘든 곳도 없었다.

팀 내 주전 경쟁은 내부의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당사자들의 기량 향상에 도움을 주는 필요한 절차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그 가치를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시나브로 주전과 비주전의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벤투호의 No.1 골키퍼 경쟁은 일반적인 케이스보다 저울질의 시간이 더 길었다. 그렇게 1년이 넘도록 진행된 자리싸움이 조금씩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중요한 길목을 마주하면, 이제 벤투 감독은 조현우보다 김승규를 택하는 모양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 밤(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레바논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4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하는 첫 관문인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 가장 까다로운 일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으나 전체적으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었다.

특히 공격 쪽은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중앙을 파고들던 돌파도 여의치 않았고 측면을 활용한 접근도 부정확한 크로스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황의조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등 아쉬운 장면도 있기는 했으나 날카로움이 확실히 떨어졌다. 외려 상대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내주기도 했다.

이날 레바논은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스리랑카처럼 웅크리고 밀집수비를 실시하다 역습만 도모했던 것이 아니다. 안방에서 나름 배에 힘을 주고 나온 그들은, 주장 하산 마투크를 중심으로 한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한국을 위협했다. 때마다 상대를 압도하는 힘과 높이 그리고 스피드로 철옹성을 쌓은 김민재의 활약이 없었다면 실점을 내줄 수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제법 날카로웠던 상대 슈팅을 무실점으로 방어해 낸 김승규의 공도 크다.

이날 김승규의 출전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다. 레바논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공식 회견 때 한국 선수단을 대표해 나선 이가 김승규였다. 패해서는 안 되는 경기, 벤투 감독은 승리를 지켜내야 할 중요한 임무를 지니고 있는 선수와 회견에 동행했다. 그리고 김승규는 감독이 원하는 무실점 경기로 신뢰에 보답했다. 이제 저울질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흐름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7일 자신의 한국대표팀 지도자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와의 경기 때 김승규를 선발로 내세웠고 이어진 칠레전에서는 김진현 골키퍼에게 후방을 맡겼다. 이후로는 김승규와 조현우가 계속 번갈아 선발을 맡았다. 다른 골키퍼가 맡은 적은 없다.

주거니 받거니 골키퍼 장갑을 나눠 끼웠던 두 선수의 관계가 달라진 것은 올해 1월 UAE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대회 직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김승규에 맡겼던 벤투 감독은 대회 내내 이 선택을 바꾸지 않았다. 대회라는 '실전'에 돌입한 뒤에는 벤투도 골키퍼를 고정시켜 팀을 운영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시안컵 이후 벤투 감독은 다시 김승규와 조현우를 비교했다. 3월 2연전에서도 그리고 6월 2연전에서도 벤투 감독은 두 선수에게 1경기씩 골문을 지키게 했다. 그러다 월드컵 예선이 다가오자 공기가 또 달라졌다.

9월5일 조지아와의 평가전 때 No.3 골키퍼 구성윤에게 깜짝 데뷔전을 선사했던 벤투 감독은 이어 '실전'에 돌입하자 김승규의 비중을 키우고 있다. 김승규는 9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 때 골문을 지켰다. 10월10일 홈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2차전 때는 조현우가 장갑을 꼈지만 10월15일 북한 원정 그리고 지난 레바논 원정은 모두 김승규가 안방마님 역할을 맡았다.

사실 스리랑카는 워낙 전력차이가 큰 나라라 수비 쪽의 부담은 덜했던 상대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 경기를 제외한 3차례의 예선전에는 모두 김승규에게 최후의 보루 임무를 안겼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적잖다.

중요한 순간 앞에서는 김승규를 바라보는 형국이다.
긴 경쟁에 조금씩 종지부가 찍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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