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빼돌려 퇴직 선물…사립대 전 교직원 벌금형

[파이낸셜뉴스] 학교 운영자금을 빼돌려 교직원 퇴직선물을 마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립대 전직 교직원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 신순영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대학 전직 비서실장 박모씨(58)와 재무부장 양모씨(55)에게 각각 800만원과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학교 운영비 543만원을 빼낸 뒤 이를 정년퇴직을 앞둔 전직 비서실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지난 2017년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학교 운영자금을 총괄하던 당시 재무부장 양씨에게 퇴직 선물 명목의 현금 500만원 가량을 학교 운영자금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받은 양씨는 같은해 2월 서울의 한 귀금속매장에 들러 자신의 신용카드로 543만원어치의 허위 결제 내역을 만들었다.

양씨는 물건을 사지 않았으면서도 마치 구매한 것처럼 꾸며 영수증을 만든 뒤 결제를 취소 처리했다.

양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만들어낸 영수증을 지출결의서를 통해 결제 처리한 뒤 자신이 관리하던 학교 본관 금고에서 영수증상 액수를 현금으로 꺼내 박씨에게 전달했다.

이 대학의 정년퇴직 기념품 증정규정에는 정년퇴직하는 교직원에게 순금 15돈의 기념품을 지급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들은 현금을 마련해 추가로 퇴직 선물을 전했다.

재판부는 "학교 운영자금을 횡령한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피고인들이 반성하는 점, 피해금액이 반환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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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