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클럽 '버닝썬' 직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의 재판이 19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이날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상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김모씨(27·여)의 국민참여재판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버닝썬 카운터 앞에서 술에 취해 종업원들을 상대로 욕설을 하던 중 이를 제지하는 피해자 A씨의 얼굴과 가슴, 배 부분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약식기소돼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다.
애초 사건을 배정받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추성엽 판사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이 진행 가능한 합의부로 재배당된 뒤 이날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은 법정 공방을 지켜본 뒤 피고인의 유무죄에 관한 평결을 내리고 적정한 형을 토의하면 재판부가 이를 참고해 판결을 선고하게 된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재판도 Δ양측의 모두 진술 Δ증인신문 등 증거조사절차 Δ피고인신문 Δ최종의견·변론 진술 등 종결절차 Δ평의·평결 Δ선고 순으로 진행된다.
김씨 측은 폭행이 '물뽕'으로 불리는 GHB의 영향이라며 심신상실을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함께 폈다.
반면 검찰은 김씨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도 뇌진탕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증인으로는 피해자 A씨를 비롯해 A씨의 동료 경호원, 김씨 수사와 관련한 경찰 등 6명이 나올 예정이다.
오전에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A씨는 "가슴 1회, 배 1회, 얼굴 2회 등 총 4차례 폭행을 당한 사실 있다"며 사건 당일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다. 당시 김씨에게 술냄새가 많이 났었다고도 증언했다.
A씨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라든지 이른바 버닝썬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폭행사실, 팩트에 기반해 판결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검사와 변호인은 정면에 앉은 재판부를 향해 의견을 진술하지만, 이날에는 검사 왼편에 앉은 8명의 배심원단을 바라보며 설득에 나섰다.
양측은 배심원단이 일반 국민인 점을 고려해 법정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들도 쉽게 풀어가며 설명했다. PPT 등 시각자료도 십분 활용됐다.
8명의 배심원단은 김씨가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는지, 김씨의 행위로 인해 A씨가 상해를 입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자유심증주의 등을 언급하며 배심원단에게 경험과 가치관에 기초한 합리적인 판단을 요청했다.
이날 선고 결과는 밤늦게 나올 것으로 보이며, 만일 유죄로 판결된다면 형량은 벌금 5만~10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는 약식명령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1심 국민참여재판 2267건 중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이 일치하는 비율은 93.2%다. 평결과 판결이 일치하지 않은 155건은 대부분 배심원이 무죄 평결을 했으나 재판부가 유죄로 판결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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