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중국산 싸구려 제품을 고가의 제품으로 속여 판 업체의 펀딩을 중계해 빈축을 사고 있다. 와디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 플랫폼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불량업체'를 거르지 못해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와디즈 내에서 펀딩을 진행한 업체 A사는 중국산 싸구려 칫솔을 비싸게 팔다 투자자들의 의혹제기가 빗발치면서 지난 18일 펀딩을 중단했다. 중국에서 300원에 거래되는 칫솔이 국내 스타트업의 혁신제품으로 둔갑돼 2500원에 팔린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와디즈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와디즈는 사과문을 올리고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심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펀딩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와디즈는 스타트업 자금 조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펀딩 플랫폼으로 소수의 거액 투자자 대신 다수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개발 중이거나 신상품을 대상으로 펀딩을 진행해 목표 자금을 달성하면 펀딩에 대한 혜택을 주기도 한다. 회원수는 150만으로 올 10월 기준 누적 펀딩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해당 사례 외에도 와디즈 내에서 거래되는 투자상품 중 상당수가 시중보다 고가에 팔거나, 자체개발이 아닌 중국산 제품을 가져오는 업체가 적지 않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이로인해 업계에선 지난 2015년 풀린 크라우드펀딩법에 대한 사후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펀딩 기업의 범위가 '창업 7년 이내의 중소기업'에서 '모든 중소기업'으로 확대돼 사기업체들이 시장에 급격하게 유입된 만큼, 문제를 일으킨 펀딩 중계사에 페널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시장에 꾸준하게 자금이 밀려들어오고 있지만, 이처럼 사고치는 일부 업체들로 인해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시각이 누적될까 걱정된다"면서 "이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사후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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