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한국 제조업의 생산라인이 인건비가 5분의 1 수준인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10개 나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일 한국 제조업 생산라인의 아세안 국가로의 이전 현상과 원인을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 제조업 해외직접투자의 중심축은 지난 2011년 이후 중국에서 아세안 10개국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고 특히 베트남 집중 경향이 두드러진다.
전체 제조업 해외투자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년대 3.7%에서 2017년 11.9%까지 확대됐다. 이 중 제조업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금액은 2014년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금액을 넘어선 이후 2017년에는 중국투자액(4.3억달러)보다 1.7배 많은 7.2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이전 현상을 보인다.
해외투자추이를 아세안 전체 국가로 범위를 넓혀 따져보면, 금액기준으로 전체 해외투자 중 중국 비중이 2001~2010년 43.2%에서 2011년~2019년 상반기 31.0%로 12.2%p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아세안 비중은 13.4%에서 21.4%로 8%p 증가했다.
신설 법인 기준으로 중국의 비중은 2001~2010년 64.6%에서 2011년~2019년 상반기 28.4%로 36.2%p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아세안 비중은 13.5%에서 37.7%로 24.2%p 증가해 중소 제조업의 아세안 생산라인 이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경련은 이처럼 제조업 생산라인이 아세안으로 이전하는 이유로 Δ한국대비 약 20% 이하의 낮은 인건비 Δ파격적인 투자인센티브 Δ높은 젊은 인구 비중과 성장률 등을 꼽았다.
일본무역투자진흥기구의 '2018년 아시아 진출 일본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브루나이를 제외한 아세안 8개국의 제조업 근로자 임금수준은 한국의 6~22%에 불과해 생산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하이테크 산업에 과세소득발생일로부터 4년간 법인세 면제, 이후 9년간 법인세 50% 감면 등 파격적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총리가 직접 나서 삼성전자에 공장부지 임대료 면제, 호치민 가전공장에 전용 전력 공급선을 제공한 바 있다.
타 경제권을 압도하는 성장률과 높은 젊은 인구의 비중도 아세안 투자이전 현상의 한 배경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은 2010년~2018년 평균 5.3%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5개국의 세계 GDP 비중은 2007년 4.6%에서 2018년 5.5%로, 교역 비중도 3.5%에서 4.5%로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젊은 인구(20-54세) 비중이 대부분 50%를 넘는 등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 또한 크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오는 28일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 초청 '한-베 비즈니스 포럼'을 열어 한국과 베트남간 경제협력 강화 및 베트남 투자 환경 개선방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아세안 핵심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의 주한 대사 초청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개최, 한국 기업의 현지 비즈니스 애로를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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