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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안전 불신’ 딛고 운항정지 후 첫 수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0 17:52

수정 2019.11.20 17:52

사고기종 ‘맥스8’10대 등 총 30대
규모 작지만 다시 신뢰얻어 ‘안도’
보잉이 '737맥스 8' 악몽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에어쇼에서 보잉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맥스8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3월 운항정지 뒤 첫 주문으로 전망이 불투명했던 맥스8 생산재개에 청신호가 켜졌다.

19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전날과 이날 안전 불신을 딛고 수주에 성공했다. 18일 독일 루프트한자와 터키 항공사간 합작벤처인 선익스프레스가 사고기종인 맥스8 10대를 주문했고, 19일에는 익명의 항공사가 737맥스 7 10대와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은 맥스 10 기종 10대를 주문했다.


맥스10은 탑승 가능인원이 188~204명으로 맥스7보다 약 3분의1 정도 더 많이 태울 수 있다. 보잉은 또 카자흐스탄 항공사인 에어 아스타나로부터 737맥스 30대를 사겠다는 주문의향서(LOI)를 이날 받았다. 에어 아스타나는 산하 신생 저가항공사 플라이아리스탄에서 운용하기 위해 주문한다고 밝혔다. 다만 LOI는 정식 주문이 아니어서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앞서 6월 파리 에어쇼에서는 브리티시항공, 이베리아 항공 등 다수의 유럽 항공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인터내셔널 항공그룹(IAG)이 737맥스 200대를 사는 LOI에 서명했지만 실제로 주문하지는 않았다. 이번 두바이 에어쇼 주문 규모가 크지 않아 8개월째 고전하고 있는 보잉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보잉으로서는 소비자인 항공사들로부터 다시 '믿음'을 얻는데 성공했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에어 아스타나의 LOI가 실제 주문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전체 맥스 주문 규모는 모두 60대로 올들어 보잉이 날려버린 맥스 주문 200대의 4분의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신뢰를 회복하게 되면서 단종 위기에 몰렸던 맥스8 판매도 앞으로 재도약해 베스트셀러 자리를 다시 꿰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고, 보잉의 다른 기종에 대한 항공사들의 관심도 다시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선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 옌스 비쇼프는 의례적이기는 하지만 보잉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비쇼프는 "보잉과 오랜기간 탄탄하고 신뢰로 가득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그 때문에 주문을 결정했다"면서 "보잉이 안전하고, 신뢰할만하며, 효율적인 항공기를 인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잉이 고객들의 믿음 회복을 확인하는 소소한 행복을 누렸다면 보잉 경쟁사인 에어버스는 보잉이 고전하는 틈을 타 항공기 주문을 거의 싹쓸이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럽 컨소시엄 항공기업체인 에어버스는 737맥스 경쟁기종인 A320 120대를 에어아라비아로부터 주문받았다.
실제 납품되는 할인가가 아닌 액면가를 기준으로 하면 120석짜리 A320 120대는 140억달러어치 규모다. 정식 주문으로 확정된 보잉 737맥스 30대 정가 35억달러를 압도하는 규모다.
특히 에어아라비아 주문은 맥스 운항정지만 없었다면 보잉도 숟가락을 얹을 수 있는 주문이었다는 점에서 보잉에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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