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구씨를 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는 2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성복 부장판사)는 상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최모씨에 대한 항소심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씨는 지난해 8월 구씨가 원치 않음에도 다리 부분을 사진 촬영한 혐의, 같은 해 9월 구씨와 다투면서 팔과 다리 등을 때리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은 구씨와 최씨의 쌍방폭행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최씨가 구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최씨에게 수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구씨는 지난해 10월 강요와 협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최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구씨와 최씨를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최씨에게 상해와 협박, 강요, 재물손괴,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고, 구씨에게도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판단은 달랐다. 최씨의 경우 혐의가 입증된다고 보고 불구속기소했으나, 구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피의자의 혐의가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나 정황 등을 고려해 바로 기소하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결과적으로 최씨가 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됐다.
재판에서 최씨는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구씨를 협박해 지인을 불러 최씨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한 사실이 없다"며 협박 혐의를 부인했다. 상해 혐의도 부인했으며 재물손괴 부분만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구씨가 직접 증인으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지난 8월 최씨의 대부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나체 사진을 동의 없이 찍었다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징역 3년을 구형했던 검찰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최씨는 모두 항소했다. 지난 9월 재판부가 배당됐으나 아직 2심의 첫 번째 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최씨가 항소를 취하해도 검찰이 취하하지 않으면 항소심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구씨는 전날 오후 6시9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택에서는 구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돼 경찰이 유서인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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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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