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명동 일대 카페 내 화장실 둘러보니
[파이낸셜뉴스]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 근처의 카페 여자화장실에는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팻말이 있다. 바로 '변기 위 사용금지(Do Not Step on Toilet Seat)' 표지판이다.
25일 오후 명동 일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를 둘러본 결과 스타벅스·탐앤탐스 등 카페 내부에 있는 일부 여자화장실에 '좌변기 위에 올라가지 마라'는 팻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팻말에는 변기 시트 위에 사람이 올라가 쪼그려 앉거나 하이힐 구두를 변기 위에 올리지 말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변기 위 사용금지' 문구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어로 번역돼 있다.
이같은 내용의 팻말은 같은 커피 프랜차이즈라도 다른 지역 지점에는 붙어있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명동 일대 위주로 해당 팻말이 게시돼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변기 위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 볼 일을 보는 경우가 있다고. 이 때문에 매장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에게서 화장실 청결 유지가 쉽지 않다는 보고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명동역 근처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직원 A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 흔히 있는 팻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페 직원 B씨는 "청소를 할 때 시트 위에 신발 자국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화장실 위생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민들도 불쾌함을 겪을 때가 종종 있다. 맹숙호씨(53)는 "국내와 외국의 공중위생 문화가 달라서 생기는 일"이라며 "해외 나가보면 한국과 다르게 청결하지 않은 공공화장실이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민희씨(35) 역시 "경고가 아닌 주의 표시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식 문화를 보여주는 '친절한' 표지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카페들이 표지판을 붙인 이유는 뭘까.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명동 쪽으로 유동인구가 워낙 많지 않느냐. 좌변기 문화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기도 하다"며 "시트에 신체가 닿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변기 위로 올라가 볼 일을 보는 경우도 있다"고 풀이했다.
또 박한조 스타벅스코리아 차장은 "특정 국가에서 온 외국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며 "변기가 파손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 차원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seo1@fnnews.com 김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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