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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5%가 R&D 인재… "기술력 하나로 세계시장 선점"[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김장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7 17:06

수정 2019.11.27 21:11

국내 유일 터보차저 생산·개발·제조
정병기 ㈜계양정밀 대표
94년 터보차저 독자기술로 개발 양산
현대차 등 국내 모든 완성차업체 공급
유럽·북미 수출 활발, 매출 70% 차지
독거노인 돕기 등 사회적 책임도 충실
5월 '김천시 이달의 기업' 선정 영예
정병기 ㈜계양정밀 대표(왼쪽 두번째)가 직원들과 함께 제품에 대해 얘기를나누고 있다. 계양정밀 제공
정병기 ㈜계양정밀 대표(왼쪽 두번째)가 직원들과 함께 제품에 대해 얘기를나누고 있다. 계양정밀 제공

【대구=김장욱 기자】경북 김천시는 올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매월 '김천시 이달의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지난 5월 이달의 기업으로 선정된 ㈜계양정밀은 국내 유일의 터보차저 생산, 개발 및 제조 전문기업이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로 터보차저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한 수출 주도형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유일무이 터보차저 메이커로 성장

정병기 대표는 1980년 말 중국 중국 출장을 계기로 자동차가 일반화되기 전인 중국 시장을 둘러보며 수많은 중국 인구가 자동차를 타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이런 점에 착안해 자동차 핵심 부품인 터보차저를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1992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일본 미쓰비시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무역협정(TA)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1994년 터보차저 불모지였던 국내에 회사를 설립해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 세계에서 4번째로 독자기술을 개발해 터보차저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터보차저는 계양정밀의 주력제품으로 자동차 엔진에 장착돼 연비 향상을 비롯해 매연, 이산화탄소 저감에 필수적인 친환경 자동차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기존의 고정식 터보차저의 단점을 보완, 이스트게이트 터보차저(WGT)와 가변형 터보차저(VGT)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며 "웨스트게이트터보차저는 엔진과부하를 사전에 방지하고 엔진을 보호하는 기술로써 높은 내구성과 경제성을 갖춘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계양정밀은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GM코리아 등 국내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터보차저를 공급하고 있다. 또 국내 전체 터보차저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등 대한민국 유일한 터보차저 메이커로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터보차저로 글로벌 시장 문 활짝

계양정밀은 제조기술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2본부와 기술연구소를 비롯한 총 5팀으로 구성돼 지난 6월 기준 총 17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회사 전체 인력의 35%에 해당되는 60명 정도가 연구개발(R&D) 인재들이다. 이들이 연구를 거듭한 끝에 현재 특허 20개,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품질경영시스템 인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3년 월드클래스300, 월드챔프, 2016년 중국 및 미국 10대 엔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GM에서 전 세계 4100여개 자동차 부품 업체 중 실적이 우수한 50개사를 선정하는 '우수협력사상'(GM SUPPLIER OF THE YEAR) 및 품질 최우수 협력업체들에게 시상하는 'SQEA AWARD'에서 터보차저 업체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선정,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 대표는 "총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이 70.8%인 774억원에 달하는 수출 주도형 강소기업 계양정밀이 생산하는 터보차저는 디젤 차량에 장착, 유럽이나 북미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면서 "최근 가솔린에도 터보차저를 장착하기 시작해 앞으로 더 많은 터보차저가 수출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전기자동차, 활성화 시간 필요

정 대표는 요즘 대세로 급부상 중인 전기자동차에 대해 우려담긴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기오염이 심해짐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순수 전기자동차를 무공해 친 환경차로 맹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WELL TO WHEEL(에너지원 채굴부터 이를 이용한 차량 주행까지 자동차 주행을 위한 에너지 흐름의 전 과정) 관점에서 봤을 때 반드시 친환경적이라고 보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전기자동차 자체는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동에 필요한 전기는 화력발전소 혹은 원자력발전 등을 통해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제작하게 될 전기차량에 부족함 없이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많은 이산화탄소와 기타 오염물질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이런 기반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막대한 기본 인프라 비용과 전기자동차의 주요 부품인 배터리의 사후 처리문제에 따른 2차 환경 오염문제는 앞으로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정 대표는 판단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작성한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내연기관 탑재 차량은 2040년까지 77%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역시 전기차량에 대한 정부보조금을 축소/중단, 수요가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계양정밀은 기업운영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도 충실, 매년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불우이웃돕기 활동으로 독거노인에 화재감지기 및 소화기 전달, 결손가정에 쌀 기부 등을 비롯해 김천시 인재양성재단에 장학금을 기부, 지역 우수인재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 결과 2011년 경북도로부터 '행복나눔기업'과 지역사회 복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런 김천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15년 '김천시 내고장 톱(TOP) 기업'에 최초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정 대표는 "계양정밀은 터보차저 불모지에서 유일무이 터보차저 메이커로 성장, 독보적 노선을 걷고 있다"면서 "특히 회사 전체 인력의 35%에 해당되는 연구개발 인재들을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반드시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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