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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靑 특감반원, '윤석열총장'에게 남긴 메모

뉴스1

입력 2019.12.02 08:52

수정 2019.12.02 09:35

숨진 靑 특감반원, '윤석열총장'에게 남긴 메모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윤다정 기자 =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검찰도 당분간 수사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특감반원 출신 서울동부지검 소속 A 수사관이 서울 서초구 소재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총장님(윤석열 검찰총장)께 죄송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자필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수사관은 이날(1일)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출석 일정은 지난주 검찰과 A 수사관 간 협의 하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11월26일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 사건을 울산지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기록 검토를 마무리하고 관련자 소환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A 수사관이 전날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검찰 수사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 수사관은 하명수사 의혹이 불거질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 소속의 인물로, 특히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민정비서관실 직제에 존재하지 않는 별도의 감찰팀을 편성했다는 '백원우 특감반'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 내려가 수사 상황을 점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백 전 비서관은 이른바 '김기현 비위 첩보' 문건을 최초 입수해 반부패비서관실에 전달한 당사자로 이번 의혹의 사실관계를 밝혀낼 핵심인물로 꼽힌다.

청와대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후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낙선을 목적으로 경찰을 동원해 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가리기 위해선 첩보 문건의 출처를 밝혀내야 한다. 또 백 전 비서관이 최초 첩보를 보완하거나 가공했다면 이는 애초 첩보 생산에 관여한 게 없다는 청와대의 그동안 해명과 전면 배치된다.

검찰은 대외적으로는 수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면서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직권남용 사법처리 대상이 아닌 A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A 수사관의 사망 소식을 기자단에 알리면서 "고인은 최근까지도 소속 검찰청에서 헌신적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알고 있고, 검찰은 고인의 사망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문건 하달 경로를 거친 경찰 관계자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을 소환할 전망이다.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첩보는 백 전 비서관이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전달했고, 청와대 파견 경찰을 거쳐 경찰청, 울산지방경찰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이인걸 전 특감반장과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 버닝썬 사건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도 소환 대상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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