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갑수 기자】 지난 6월 28일 인천 영흥도. 칼에 목과 복부, 손과 팔 등을 찔려 복강 내 심한 출혈과 여러 곳에 천공이 있어 상태가 위중한 환자가 발생했다. 긴급 출동해 환자를 실은 구급 차량과 닥터카가 서로 연락하면서 인계점을 지정해 동시에 달렸다. 인계점에서 환자를 싣고 온 구급대 차량으로 의사와 간호사가 건너 타 응급처치를 하며 외상센터까지 이송 후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 생명을 살렸다.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닥터카와 닥터헬기가 생사의 기로에 선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시는 2011년 전국 최초로 닥터헬기를 도입한데 이어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전문 의료진이 직접 구급차에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바로 응급처치를 실시하는 닥터카 운행을 시작했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닥터헬기와 닥터카가 2011년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하늘과 땅을 달려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 건수는 모두 1347건에 달하고 수백 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닥터헬기는 8년간 1271건을 출동했다.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환자가 발생하면 가천대길병원에서 의료진을 태우고 바로 사고 현장으로 날아간다. 닥터헬기는 의료장비와 전문치료약물 등을 탑재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응급구조사, 간호사를 태우고 1시간 내 전문의의 처치를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들에게 골든타임을 지키게 해주는 구세주다.
닥터헬기는 지난 해 2월 말부터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까지 출동 지역을 확대해 운항을 시작했다. 백령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이 걸리는 국내 최북단에 위치한 섬이다. 그나마도 하루에 배가 운항하는 횟수도 적어, 이곳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의 생사 여부는 닥터헬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는 닥터헬기에 이어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전문 의료진이 직접 구급차에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바로 응급처치가 이뤄지는 닥터카 운행을 시작했다.
닥터카는 11월 말까지 현장출동·의료지도 70건, 응급의료기관 전원 6건 등 총 출동건수 76건에 이른다.
닥터카는 24시간 365일 권역외상센터 전문의와 간호사가 구급차에 탑승, 사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시행해 예방가능 사망률 감소와 환자의 장애를 낮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 ‘달리는 응급실’이라 불린다.
닥터카는 산업재해, 교통사고, 추락 등 중증외상환자 발생 시 어디든 달려가 사고현장으로 출동하는 현장출동과 인근 응급의료기관에서 최종치료가 안 되는 경우 권역외상센터로 전원 하는 병원 간 전원에도 출동하는데 이런 체계는 인천이 현재로서는 유일하다.
닥터카에는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외상외과 전문의 1명, 간호사·응급구조사 1명과 민간이송업 등 2명이 1개 팀으로, 24시간 365일 출동 대기한다.
시는 닥터헬기와 닥터카를 도입해 하늘과 땅에서 중증 외상환자 등 응급환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송하며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를 갖추게 됐다. 심각한 외상을 입어도 목숨을 지킬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시는 국내 평균 외상환자 예방가능사망률(30.5%)을 오는 2022년까지 23%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생명을 구해주는 든든한 파수꾼인 닥터헬기와 닥터카가 언제 어디서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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