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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배송시대… 속도 아닌 서비스로 승부한다[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8 18:20

수정 2019.12.08 18:20

원더스
프리미엄 배송시대… 속도 아닌 서비스로 승부한다[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원더스는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창업자들이 주주와 심사역으로 참여한 벤처캐피털인 엔브이씨파트너스를 새로이 주주로 맞았다. 엔브이씨파트너스 김경찬 공동대표는 "앞으로 이륜차 배달 서비스가 단순 배송에서 프리미엄 배송 시대로 진화될 것"이라며 "원더스는 프리미엄 배송으로 가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동훈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장 시절 카카오벤처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데브시스터즈벤처스 등과 함께 80억원 규모의 원더스 투자를 주도한 주역이다.

원더스는 지난 2016년 서울전역 5000원 단일가 퀵서비스로 업계에 반향을 크게 일으켰다. 당시 퀵서비스 이용가격이 최소 1만원으로 시작해 거리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그런 원더스가 이젠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걸며 배송 서비스의 진화에 도전하고 있다.

김창수 원더스 대표(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배송 서비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이제는 속도가 아니라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원더스는 현재 SK텔레콤의 '오늘도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늘도착' 서비스는 온라인을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통신사 개통과 함께 데이터 이전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온라인 구매는 그간 온라인 시장에서 불모지와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 시장을 이끈 것이 스마트폰 이었지만 온라인 구매로 구입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다. 이유는 100만원을 웃도는 고가의 제품이라는 점도 있지만 통신사 개통과 부가서비스 등 구매자에게 추가적인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배송 기사가 소비자에게 구매 당일 직접 배달해 믿을 수 있고 개통처리도 현장에서 가능하다"며 "구매자들의 만족도도 높아 스마트폰 온라인 구매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퀵서비스 업체가 하나의 상품을 픽업해서 바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직송(Point to Point)을 기본으로 한다면 원더스의 기사는 배송에 더해 개통까지 해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휴대폰 관련 교육은 필수다. 2개월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거쳐 기사들이 직접 배송에 나간다. 김 대표는 "기사들이 과거에는 배송만 하던 단순 서비스직에서 교육을 통해 휴대폰 관련 전문가가 되어 간다"며 "직원들이 전문가로서 달라진 환경에 만족도도 높아져 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해줬다. 원더스는 배송기사를 완전고용형태로 운영중이다.

배송서비스의 진화와 직원들의 사기 속에 원더스의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24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고 김 대표는 올해 매출액을 1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2년새 외형이 8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배송 서비스가 신뢰를 얻으면서 중고폰 매매, 소형 가전 AS, 반려동물 혈액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도 구상중이다. 특히 9일 오픈하는 중고폰 매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고폰 거래 대수는 연간 1000만대에 달하지만 세금계산서 없는 음성적인 거래 관행, 판매 가격에 대한 불신 등으로 중고폰 매매 시장은 정체를 보였다.

원더스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배송 기사가 직접 중고폰을 투명한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가격을 산정하고 물품을 회수하며 결제까지 진행하는 시스템을 테스트했고 정식으로 론칭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원더스는 과거 단순히 배송업무를 제공했던 사업자를 넘어서 물류에 '서비스'를 결합한 고객 경험을 배송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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