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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남긴 흔적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한국 산업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자동차, 건설, 전자, 조선 등 한국 경제 주력산업의 대표기업을 대거 배출해 1980~1990년대 고도성장을 주도했다. 그룹이 해체된 지 2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 사명에 '대우'를 유지하고 있는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위니아대우(옛 대우전자)를 비롯해 한국GM(옛 대우자동차), 포스코인터내셔널(옛 대우인터내셔널),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등은 대우그룹이 재계에 남긴 유산이다.
특히 김 전 회장이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않았던 사업이 자동차산업이었다. 자동차산업 불모지인 한국을 자동차 수출국가로 변모시키는 등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을 선도했던 만큼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의 전신은 대우자동차다. 1983년 대우그룹이 새한자동차 경영에 참여하면서 새한자동차는 대우자동차로 재출범했고 맵시나를 시작으로 로얄살롱, 르망, 티코, 마티즈 등 1990년대까지 빅히트 모델들을 양산해 국민 자동차기업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르망은 국내 시장에서만 40만대 이상 팔렸고, 미국에도 상륙해 수출효자 상품이었다. 대우차는 1998년 쌍용차까지 인수했으나 외환위기로 모기업인 대우그룹의 붕괴로 과거 합작 관계였던 GM에 매각됐다. 이후 2002년 GM대우, 2011년 한국GM으로 사명이 바뀌면서 대우그룹의 흔적이 사라졌다.
대우건설 역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대우그룹의 대표적인 혈통기업이다. 1976년 남미 에콰도르 키토시 도로포장공사를 수주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다. 이어 아프리카와 중동 등으로 영토확장에 나서면서 김 전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을 이끄는 핵심부문이었다. 하지만 대우그룹 공중분해로 2000년 3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06년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된 데 이어 2010년 KDB산업은행에 인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작업을 준비 중이다.
1974년 설립된 대우전자는 1983년에 대한전선 가전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삼성, LG와 함께 한국 가전산업의 3강 구도를 구축한 기업이다. 가전제품을 탱크처럼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의미인 '탱크주의'로 대우전자만의 차별적 가치를 확보해 국내 가전 수출의 최대 40%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파산과 함께 워크아웃, 매각을 거쳐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이 바뀌었고 지난해에는 대유위니아그룹으로 인수돼 현재의 위니아대우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 외에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에 인수돼 미래에셋대우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지배를 받다가 올해 3월 현대중공업과 매각계약을 해 20여년 만에 새로운 그룹의 품에 안기게 됐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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