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첫 방송부터 문근영-김선호의 꿀 바른 케미와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tvN 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가 지난 10일 16화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최종화에서는 시민들을 ‘지하철 유령’ 공포에 몰아넣었던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 김이준(김건우 분)의 검거와 함께 유령이 동생 유진(문근영 분 / 1인 2역)과 눈물로 상봉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유령은 유진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쳤던 것을 진심으로 사죄했고, 유진은 “언니 보고 싶었어”라며 2년간 밤낮도 잊은 채 자신을 찾아 헤맸던 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청자 모두가 두 손 모아 염원했던 유령-고지석의 ‘오늘부터 1일’이 이뤄지는 동시에 본격적인 연애를 알리는 역사적인 첫 키스가 이뤄져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설렘을 안겼다. 지하철 유령도 잡고 사랑하는 이의 마음도 잡은 고유커플의 달달하면서 깨소금 넘치는 모습은 모두가 바란 꽉 찬 해피엔딩이었다.
이처럼 ‘유령을 잡아라’는 ‘고유커플’ 문근영-김선호와 함께 정유진, 기도훈, 조재윤, 안승균, 남기애, 송옥숙, 이준혁, 김정영, 김건우, 송상은, 이홍내, 이재우 등 주연진에서 한지상, 박호산, 오대환 등 카메오까지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매력적인 캐릭터 플레이, 탄탄한 캐릭터 서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유령을 잡아라’가 남긴 것을 정리해봤다.
■문근영 연기퀸 위엄+김선호 재발견
코믹과 액션, 로맨스까지 섭렵한 문근영-김선호의 열연과 케미는 완벽에 가까웠다. 첫 화부터 강렬한 임팩트로 시청자 마음에 수갑을 채우며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을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4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문근영은 ‘유령을 잡아라’로 다시 한 번 연기퀸의 위엄을 뽐냈다. 특히 이 같은 성공은 “역시 문근영은 문근영이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매회 혼을 갈아 넣은 문근영의 1인 2역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데뷔 이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한계 없는 연기력을 선보인 문근영의 진가는 유령-유진 캐릭터를 만나 폭발했다. 문근영은 눈빛, 제스처, 목소리 톤 까지 상반된 쌍둥이 자매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남다른 고민을 했고, “둘 다 문근영 맞아?”하는 의문이 들 만큼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피해자에게 먼저 손 내밀어주던 문근영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은 눈빛으로 큰 아픔을 홀로 감당하는 유령의 애잔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선호는 ‘재발견’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문근영을 향한 애틋하고 스윗한 눈빛과 명불허전의연기력으로 여심을 항복하게 만들며 ‘新 로코킹’의 탄생을 알렸다. 특히 망가짐을 불사하고 몸개그까지 선보였던 김선호표 연기는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고지석의 블랙홀 매력을 배가시켰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극 초반 김선호는 정지선 침범조차 용납하지 않는 원칙제일 지경대 반장의 철두철미한 모습과 매일 돌아가신 부친의 옛 모습으로 변장해 치매 모친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이후에는 실종된 동생 때문에 괴로워하는 유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등 밀당 따위 모르는 우직한 순정으로 한 여자만 바라보는 고지석의 매력에 많은 이들을 빠져들게 했다.
■처음 선보인 지하철 배경+공감백배 생활 밀착형 범죄
새롭게 지하철을 배경을 한 ‘유령을 잡아라’는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지만, 시민들에게 익숙한 이동 수단이자 친숙한 공간이라는 이유로 인해 쉽게 지나쳐왔던 지하철과 그 곳을 지키는 지하철 경찰대의 실상을 내밀하게 들여다봤다. 특히 ‘유령을 잡아라’는 첫 화부터 디지털 성범죄, 마약 밀거래, 불법 사금융, 유아 납치 등 지하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생활 밀착형 범죄를 다룬 가운데 이는 현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었다.
여기에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건을 해결하고자 힘썼던 지경대-광수대의 가슴 뜨거운 활약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상극콤비 밀착 수사기’라는 신선한 장르를 선언한 만큼 지하철에 집중된 독특한 수사물 구조로 tvN의 드라마 장르를 확장하며 새로운 시도와 한계 없는 변화를 선사했다.
■시청자 공감대 끌어올린 진정한 가족애
‘유령을 잡아라’ 속 유령-고지석의 2인 2색 가족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지며 TV 앞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끌어올렸다. 유령은 자신이 저지른 순간의 실수로 인해 자폐 동생 유진이 실종되고 수사까지 거절당하자 자신이 직접 동생을 찾기 위해 지경대에 지원했고, 고지석은 치매 모친을 돌보기 위해 광수대라는 일생일대 꿈을 포기하는 등 두 사람 모두 가족이라는 공통의 아픔을 지녔다.
이에 유령은 “경찰에게 외면당한 가족들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봤습니까? 시민들 대부분은 이런 일 당하면 의지할 데 경찰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런 경찰이 외면하면 그 가족들은 억울해서 제대로 못 살아요. 평생”이라며 피해자들의 간절한 외침을, 고지석은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기 위해 매일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되는 게 가장인 것 같아요. 근데 가장이 하는 가장 부끄러운 짓이 가족을 버리는 겁니다”라며 가장의 무게와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리 두 발로 서있기 힘든 상황일지라도 존재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게 만들어주는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만들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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