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실종된 우리 막내아들 찾는데, 제발 좀 도와주세요" "경찰이나 단체에서도 방송이나 신문에 잃어버린 자식을 찾는데 손쉽게 광고라도 할 수 있게 부탁드려요"
이응구씨(78)는 38년 전 헤어진 막내아들을 찾는 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실종자 가족의 부모들에게는 경찰이나 지원단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6일 실종아동전문기관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형우씨(40·실종당시 2세)는 1981년 9월 9일 경북 영주시 풍기역에서 실종됐다.
당시 함께 살던 할아버지가 귀가하지 않자, 실종당일 오전 10시께 '할아버지를 찾으러 가겠다'며 풍기역 대합실에 간 뒤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주일만에 이 사실을 파악한 이씨는 목격자를 수소문해 아들이 서울 청량리까지 간 것을 확인했다. 풍기역 대합실을 지나던 사람이 형우씨에게 빵을 사주며 따라오도록 한 뒤, 기차를 타고 서울까지 갔다는 것이다.
이씨는 "일이 바빠 경북 포항에서 아들과 떨어져서 살 땐데, 할아버지에게 맡겨서 함께 하지 못한 것이 한"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들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3000여장 만들어 뿌리는 등 수소문을 했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씨는 다른 실종가족과 함께 TV에도 출연하고, 2005년 실종아동법 통과에도 힘을 보탰지만 공허한 마음을 지울 수는 없었다. 40여년간의 수색 활동은 그를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만들었다.
이씨는 "나이도 많이 먹었고, 이제 포기 상태에 가깝다"며 "경찰에서 실종아동의 부모가 찾고있다는 사실을 광고 등을 통해 더 많이 알려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팔자 때문에 아들을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씨였지만, 본지와의 인터뷰 내내 막내아들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그는 "형우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참 좋아했다"면서 "이제 형우가 직접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 기사가 나가면 기억을 해줘서, 바로 꼭 신고해 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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