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습기 빨아들여 전기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6 13:29

수정 2019.12.16 13:29

KAIST 김일두 교수 연구팀 성과, IoT 및 웨어러블 분야 활용 기대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대기중의 습기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발전기는 20∼80% 습도 구간에서는 외부에서 물을 공급해 주지 않더라도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 다양한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아주 소량의 물(0.15ml) 또는 대기 중의 수분을 자발적으로 흡수하는 조해성 물질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친환경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식물의 증산 과정을 통해 수분이 순환하는 원리를 이용해 수분의 순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를 개발했다. KAIST 제공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식물의 증산 과정을 통해 수분이 순환하는 원리를 이용해 수분의 순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를 개발했다. KAIST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자가발전기 6개를 직렬로 연결해 전압 4.2V, 에너지 밀도 22.4mWh/cm3를 얻어 LED 전구(20mW)의 불을 켜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이 자가발전기는 일반 대기 환경에서 2주 이상 발전하는 성능을 보여 사물인터넷용 지속 전력 공급원 또는 자가 발전기 크기 증대를 통해 이차전지를 충전하는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움직이기만 해도 생기는 땀이나 대기 중 흩날리다 사라지는 수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친환경 발전기들은 외부의 환경적 요소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전도성 탄소 나노 입자가 코팅된 면섬유 표면에 소량의 물을 떨어뜨리면 젖은 영역과 마른 영역으로 나뉘게 되면서 작은 양의 전기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물이 완전히 증발하기 전까지 수소 이온이 천천히 이동하며 약 1시간 동안 발전이 가능함을 확인했지만, 물이 완전히 증발하게 되면 전기 발생이 멈추게 된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물을 떨어뜨려야 하는 실용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해 대기 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한 후 천천히 방출하는 조해성 물질 중 하나인 염화칼슘(CaCl2)에 주목했다.
탄소 입자가 코팅된 면섬유의 한쪽 면에 염화칼슘을 묻혔더니, 습도 20% 이상에서는 자발적인 수분 흡착으로 전력이 지속해서 유지되는 결과를 얻었다.

배재형 박사과정과 윤태광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11월 26일자와 환경 분야의 권위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 12월 호에 게재됐으며, 관련 원천특허를 확보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8년 10월부터 수행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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