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동산 보유세를 현재보다 3배 가량 인상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1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종합부동산세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3분의 1 정도인 0.16%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3배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단체나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정책을 발표)해도 효과가 없으니까 내성이 생긴다고 한다. 충격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종부세 인상)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있다면 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날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도 "보유세를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해 불로소득을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최근 보유세 인상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르면 내년도 납부할 종부세부터 1주택자는 0.1∼0.3%포인트,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0.2∼0.8%포인트 인상된다.
다음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에서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시세 9억∼15억원 미만은 70%, 15억∼30억원 미만은 75%, 30억원 이상은 80%까지 각각 올리기로 해 내년도 종부세 대상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정부가 16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여러 전향적 대책이 포함됐는데, 이미 내성을 키운 부동산 시장을 한 번에 바꿀 수 없다는 걱정도 든다"며 "부동산 투기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을 늘려 가격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서울에 부동산 공급은 이미 충분하며 시장 논리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 주택 공급은 지속해서 확대됐는데 자가 보유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공급 사이드는 (문제가) 아니다"며 "시장에만 맡기면 훨씬 더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언으로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진데 대해서는 오히려 규제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도시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개발될 수밖에 없다. 런던이나 뉴욕에 큰 개발이 이뤄지는데도 투기가 없는 이유는 여러 정부 권한이 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으로 큰 이득을 얻는다는 생각을 못 하게 해야 한다. 서울이 이것(투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라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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