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은퇴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세돌은 18일 방송된 SBS TV 예능물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 출연해 2016년 AI '알파고'와 대국 이후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부심이 있었다. 근데 AI가 결정타를 날렸다"며 "내 생각에 (AI는) 절대 이길 수 없다. 우리끼리 잘한다고 해서 큰 의미가 있나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일곱 살에 바둑을 처음 배웠을 때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바둑은 둘이 만들어 가는 작품이라고 배웠는데, '더 이상 하기는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국 이후 몸무게가 7kg이나 빠졌다며 당시 극심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세돌은 "'아직은 기계가 사람한테는 안 된다'고 했지만, 3대0으로 지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부분도 있다"며 "알파고가 후반에 실수를 해 '결국 기계구나, 완벽하진 않구나' 싶었고 역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알파고가) 수비적으로 둘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진영으로 들어와 자신의 진영을 넓혀갔다. 이 과정을 가족이 함께 봤는데 너무 미안했지만 티를 못 냈다. 속상해할 아내와 딸이 생각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세돌은 19일 오후 12시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의 제2국에 나선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1국에서는 이세돌이 92수 만에 불계승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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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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