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후배들이었다면 이겼을 것" 한돌 혹평 이유는?

사진출처=뉴스1

[파이낸셜뉴스]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의 NHN 바둑 인공지능(AI)과의 대결은 결국 AI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 9단은 21일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했다.

지난 1국에서 흑으로 2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붙어 불계승한 이세돌은 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맞대결했으나 불계패했다. 치수가 다시 2점에 덤 7집반으로 조정된 이날 최종 3국에서 이 9단은 결국 AI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9단은 이번 은퇴대국이 자신의 바둑 인생을 마감하는 이벤트인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후반에 예상못한 수를 당해서 흔들렸다"라며 "초반, 중반 선택이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한돌은 접바둑으로 따지면 강하다고 인정하기 그렇다. 제가 아니라 좋은 후배들이었다면 이기지 않았을까"라며 의문을 표했다.

계속해서 한돌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이 9단은 "초반에 선택을 잘 못한 것 같다. 다른길이었으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며 "중국 바둑 AI '절예'와 비교해서 부족해서 그렇게 이야기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실제 한돌은 접바둑이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평소 동등한 조건에서 대국하는 호선을 학습해 온 한돌이 2점 접바둑을 학습한 기간은 단 2달이었다.

이창율 NHN 게임 AI 팀장은 1국에서 패했을 당시 "원래 머신러닝이라는 게 학습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능이 올라가는데 전체적인 학습량이 부족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패배의 요인을 분석한 바 있다.

은퇴 소감에 대해 이 9단은 "바둑이 인생이다, 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다른 길로 가야하는 상황에서 인생의 전부다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제는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라며 "오늘 패했지만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마지막 순간이 행복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mail]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