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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잘 통하는 나노물질 '맥신' 세계 최초 유성잉크로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2 12:00

수정 2019.12.22 12:00

KIST 구종민 센터장 연구팀, 개발 성공
맥신 유기잉크 장기가 보관도 가능해져
전자파 차단 소재 가볍게 만들 수 있고
이차전지, 바이오센서 등에도 응용 가능
물에 있던 맥신이 솔벤트에 분산된 유기 리간드(분자)와 경계면에서 반응을 하는 동시에 유기용매 쪽으로 이동해 안정한 유기 잉크로 만들어졌다. KIST 제공
물에 있던 맥신이 솔벤트에 분산된 유기 리간드(분자)와 경계면에서 반응을 하는 동시에 유기용매 쪽으로 이동해 안정한 유기 잉크로 만들어졌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금속이 아니면서 전기가 잘 통하는 나노물질 '맥신(MXene)'을 이용해 다양한 물질에 바로 코팅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맥신 유성 잉크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전자파를 차단하는 소재를 만들수 있으며, 이차전지나 축전지, 가스센서, 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소재를 만들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구종민 센터장 연구팀은 전기전도성이 우수한 맥신의 상용화를 앞당길 유성 잉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KIST 구종민 센터장은 "세계 최초로 맥신 유기분산 잉크를 만들어 산화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맥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구종민 센터장은 2016년 나노신소재인 맥신을 개발한 뒤 후속연구를 계속 해왔다.
맥신은 금속에 준하는 전기전도도를 가지고 있어 활용 분야가 다양하지만 수용성이라는 물질 특성때문에 제품을 만드는 재료에 덮어 씌울때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맥신은 물이나 산소와 쉽게 반응해 본래 갖고 있던 전기전도도를 잃어버려 안정성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니큐어 제거액, 페인트 시너 등에 사용되는 솔벤트를 맥신이 분산돼 있는 물과 섞었다. 물과 기름은 원래 서로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루는 경계면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물속 맥신이 솔벤트로 넘어오면서 맥신 유기 잉크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별도의 정제과정도 필요없이 간단한 공정을 통해서 해결한 것이다. 이렇게 제조된 맥신 유기 잉크는 내부에 물 분자 및 산소가 적어 맥신이 쉽게 산화되지 않을 수 있었다.

개발된 맥신 유기 잉크를 활용하면 산화 불안전성을 극복해 기존 스프레이 코팅, 스핀 코팅, 잉크젯 프린트 등의 액상 공정이 가능하다. 또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안정성이 보장된 맥신은 전자파 차폐, 전극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맥신 수용액 잉크를 한 달간 보관한 결과 맥신은 검은색을 띠지만 산화가 되면 금속산화물이 형성돼 투명하게 변한다. 반면 맥신 비수계 잉크는 한 달 보관해도 맥신이 산화되지 않고 안정돼 검은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KIST 제공
맥신 수용액 잉크를 한 달간 보관한 결과 맥신은 검은색을 띠지만 산화가 되면 금속산화물이 형성돼 투명하게 변한다. 반면 맥신 비수계 잉크는 한 달 보관해도 맥신이 산화되지 않고 안정돼 검은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KIST 제공
드론,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등 최신 IT 기기들에 점점 더 많은 반도체 칩과 전자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전자파가 서로 뒤엉켜 생길 수 있는 기기 오작동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은 전자파 간섭을 막기 위해 금속필름으로 기판을 덮었지만, 이는 비싸고 무거우며 가공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KIST 영 펠로우 사업, 한국연구재단 도약과제, 중견연구자사업, 건설기술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인 'ACS 나노'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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