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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델리오'부터 나실인 '빨간 바지'...2020 국립오페라단 라인업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3 17:00

수정 2020.01.02 12:28

오페라 '1945' 한 장면 /사진=fnDB
오페라 '1945' 한 장면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국립오페라단이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그간 남긴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10.22~25,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무대에 올린다.

베토벤이 8년에 걸쳐 작곡하고 2번의 개정을 거쳐 세상에 내놓은 작품으로, 프랑스대혁명 당시 남장을 하고 감옥에 갇힌 남편을 구출한 귀족 부인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2018년 국립오페라단 ‘마농’, 2019년 국내 초연한 ‘윌리엄 텔’, ‘호프만의 이야기’를 이끌었던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지휘한다. 연출은 2018년 국립오페라단 ‘유쾌한 미망인’으로 호평받은 벨기에의 연출가 기 요스텐이 맡는다.

국립오페라단은 또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4.9~12,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국내 초연한다. 미국 서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당차고 영리한 여성 미니와 어느 날 마을에 숨어든 무법자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로맨틱 오페라이다.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에서 신선한 해석을 선보였던 니콜라 베를로파가 연출하고 이탈리아의 마에스트로 미켈란젤로 마차가 지휘한다.

■ '빨간 바지' '분홍신' 신작 한국 오페라도 선봬

지난해 최우정 작곡의 오페라 ‘1945’ 세계 초연으로 호평을 받은 국립오페라단은 2020년에는 나실인 작곡의 ‘빨간 바지’와 신예 전예은 작곡의 ‘분홍신’(가제)를 선보인다.


오페라 ‘빨간 바지’(3.27~28,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는 1970~80년대 강남 부동산 개발이라는 현대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소재로 빈부격차의 사회문제를 익살스러운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낸 코믹 오페라이다.

작곡가 나실인과 2019년 오페라 ‘텃밭 킬러’로 각광받은 작가이자 대본가 윤미현이 함께 작업했다. 최근 독거노인 문제를 다룬 오페라 ‘검은 리코더’를 함께 선보였던 젊은 두 창작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으면서도 현대의 한국인들이 함께 공감하고 울고 웃을 수 있는 신선한 오페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빨간 바지’에 이어 9월에는 신예 작곡가 전예은 작곡의 ‘분홍신(가제)’(9.4~5,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이 무대에 오른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를 바탕으로 각색한 오페라이다. 30대 중반의 젊은 작곡가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개성과 욕망을 허용하지 않고 획일화된 틀 속에 가두려 하는 집단 사회의 내제된 억압에 경고장을 던진다.

한국오페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잇는 무대로 ‘오페라 갈라’와 ‘한국 오페라 베스트 컬렉션’도 무대에 올린다.

2020년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무대이기도 한 ‘오페라 갈라’(5.16~17,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콘서트 형식의 갈라 무대가 아닌 각 작품의 주요 장면을 함축해서 선보이는 국립오페라단만의 특별한 갈라 무대로 꾸며진다.

‘오페라 갈라’를 위한 국립오페라단의 선택은 베르디 ‘나부코’와 2019년 화제작, 최우정 작곡의 오페라 ‘1945’이다. 해방과 독립, 화합과 화해, 휴머니즘이라는 주제 아래 한국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작품을 한 무대에 펼쳐낸다.


국립오페라단은 또한 1962년 창단의 둥지가 되어준 국립극장의 개관 70주년을 맞아 ‘한국 오페라 베스트 컬렉션’(5.22~23, 명동예술극장)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오페라사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장일남 ‘원효’, 제임스 웨이드 ‘순교자’, 임준희 ‘천생연분’, 이영조 ‘처용’, 네 작품의 주요장면을 엮어 오페라 갈라 콘서트로 선보인다.
최승한이 지휘하고 최근 ‘투란도트’ ‘마술피리’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감각의 연출가 표현진이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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