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불편함 있어도 멀어질수 없어" 발언에
아베 총리 눈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수출규제·강제징용문제 해법모색 단계
외무장관 회담에선 여전히 갈등 표출도
【청두(중국)·서울=김호연 김병덕 강중모 기자】15개월만에 성사된 한일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보복 규제 등으로 악화된 양국간 관계개선 필요성에 대해선 일단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베 총리 눈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수출규제·강제징용문제 해법모색 단계
외무장관 회담에선 여전히 갈등 표출도
이는 양국 모두 자국내 사정과 여론 등을 감안하더라도 장기간의 '벼랑끝 대치'가 결국 양국 모두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장 깊어질대로 깊어진 그동안의 골을 메우기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아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제징용 배상판결, 일본의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등에서 양국이 전면전을 펼치며 어느 한 쪽이 양보할 수 없는 국면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이 관계개선의 필요성에는 한 목소리를 냈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놓고선 인식차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일정상 "관계개선 위해 솔직한 의견교환"
24일 한일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5개월간의 갈등국면을 의식한듯 '솔직한 대화'와 '솔직한 의견교환'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일본은)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발언에 아베 총리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저로서도 중요한 일한관계를 계속 개선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으면 한다"며 역시 관계개선의 의지를 피력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경제산업성은 한일관계 문제를 수출규제와 연동시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최근들어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편이고, (수출규제를 풀지 않으면)지소미아 재검토 문제도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으로서도 최소한의 성의를 표시하며 대화모드로 간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다만 청와대는 일부 진전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못된다며 선을 그었다.
■'통큰 정치적 결단' 아직은 일러
다만 깊어진 갈등의 골이 한차례 정상회담으로 치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국 입장만 되풀이했다. 수출규제와 강제징용판결 문제도 양국 정부가 이제 막 해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초벌구이' 단계다.
하종문 한신대 교수는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입구조차 마련이 안 된 상황"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결과물 내놓는다기 보다는 이어나갈 수 있는 단초 정도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에는 아직까지 내용이 부족하고 덜익은 상태기 때문에 간극을 좁혀나가는 과정이 더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양기호 교수는 "한일정상회담이 지금 모멘텀을 유지하고 좋은 분위기로 끝난 것 자체로도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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