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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증권거래소, 2020년에 '유통주식 총액 100억엔' 기준으로 시장 개편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6 16:52

수정 2019.12.26 16:52

기존 1부 시장 기업들 상당수 잔류 전망
'후퇴한 개혁안'이란 지적  
【도쿄=조은효 특파원】 세계 3대 증권거래소 중 하나인 도쿄증권거래소가 2022년 상반기께 '유통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현재 4개로 운용 중인 주식시장을 3개로 개편한다.

가장 주목되는 게 대기업 등 우량기업들이 속한 1부 시장 편입 요건인데, 현재는 '발행 주식'이 250억엔(약2650억원)이상이면 가능하나, 향후엔 '유통주식의 시가 총액'이 100억엔(약 1060억원)이상 돼야 1부 시장 잔류·진입이 가능하도록 변경된다. 발행만 됐지 유통되지 않거나, 소위 캐비닛 속에서 잠자고 있는 주식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여, 증권시장에 활력을 주고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유인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이다. 다만, 기존 1부 기업의 경우 요건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상당수 퇴출·강등조치 없이 잔류시킬 방침이라 벌써부터 '후퇴한 개혁안'이란 지적이 나온다.

금융청의 금융기관심의회가 도쿄증권거래소를 △최상위시장(프라임시장·기존 1부 시장)△스탠다드 시장 △그로쓰 시장 등 3개의 시장으로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한 개혁안을 큰 틀에서 승인했다고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현재 도쿄증권거래소는 △도쿄증권 1부 △도쿄증권 2부 △마자즈(Mothers)와 자스닥(JASDAQ)시장 등 4개로 구분돼 있다. 그러나 편입 문턱을 크게 낮춰온 탓에 시장의 팽창과 혼재라는 문제가 야기됐다. 현재 일본 상장기업의 60%가 도쿄증권 1부 시장에 편입돼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1부 시장에 들어가 있다보니, 시가총액 25조엔 이상인 도요타나 250억엔 안팎의 고만고만한 기업들이 혼재돼 있어, 최우량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 편차가 큰 상황이다.

게다가 발행만 했지 상당수 주식을 유통하기 않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수. 주식을 움직이지 않는 기업과 거래가 활발한 기업들간의 차등대우 역시 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유통되는 주식'을 기준으로 편입기준을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1부 시장에서 유통 시가 총액 100억엔 미만 기업은 301개사, 1조엔 이상 기업은 117개다.
기업들로선 프라임 시장으로 새롭게 이름 붙여질 기존의 1부 시장 잔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는데, 그러나 이런 걱정도 현재로선 기우에 그칠 공산이 크다. 금융당국이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바람에 100억엔에 못미치는 상당수 기업들도 시장에 잔류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현재 1부 상장기업들은 (요건에 못미치더라도)기업이 원하는 경우 향후 프라임 시장(기존 1부 시장)에 남을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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