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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지방섭취해야 복부비만 예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9 12:00

수정 2019.12.29 12:00

복부비만. 게티이미지 제공
복부비만.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일반적으로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은 복부비만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효과는 적정량의 지방을 섭취하는 사람에게 한정된다는 새 역학적 증거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곽창근박사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지방섭취가 동반돼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부족한 수면은 복부비만의 위험을 일으킨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7년 갤럽 조사에 의하면 성인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24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간은 미국의 수면재단 가이드라인인 '7시간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 수면부족은 인지기능과 면역력을 저하시키며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위험도를 상승시킨다.

부족한 수면은 혈중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식욕 증가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이 생리학적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족한 수면은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더 많은 음식이나 간식을 통해 전반적 에너지 섭취를 늘림으로써 비만 위험도를 증가시키게 된다.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더라도, 지방섭취량에 따라 복부비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곽창근박사 연구팀은 기존 선행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수면과 복부비만과의 상관관계를 역학적으로 분석하고 추가로 수면의 효과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복부비만의 위험을 낮추는 수면효과가 지방섭취율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방섭취비율이 13~26%인 사람들에게서 복부비만 감소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며, 지방섭취가 13% 미만으로 아주 낮거나 26% 이상의 아주 높은 집단에서는 수면과 복부비만 위험도의 상관관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 수치가 우리나라 건강식이지침의 1일 지방 에너지 섭취 비율 15~30%와 거의 일치하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이 연구 결과는 지방섭취량이 복부지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수면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복부비만위험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에 얻어질 수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이와 영양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뉴트리언트' 저널 10월호에 게재 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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