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악의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환경미화원 채용에 20대가 대거 몰리고 있다. 최근 환경미화원 16명을 모집한 인천 남동구엔 총 110명의 지원자가 몰려 7대 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20대가 16명으로 14.5%를 차지했다. 또 30대 30명(27.2%), 40대 30명(27.2%), 50대 34명(30.9%) 등으로 20~30대 지원자가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 9월 인천 서구 환경미화원 채용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 5명 모집에 114명이 응시, 2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이 시험엔 20~30대 지원자가 56명(49.1%)이나 됐다.
환경미화원에 20대가 몰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직업의 안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경미화원은 정식 공무원은 아니지만 각 지자체 소속으로 준공무원 대접을 받는다. 초임 연봉도 야근·휴일 근무수당 등을 포함하면 4000만~5000만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나은 편이다. 또 별도의 승진은 없지만 32호봉(32년)까지 임금이 계속 올라 나이에 걸맞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씨는 요즘 20대를 '9급 공무원을 원하는 세대'라고 칭한다. 9급 공무원은 박봉에 일도 쉽지 않지만 정년이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복지도 좋은 편이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절반이 공무원을 꿈꾸는 공시족인 까닭이다. 환경미화원 모집에 20대가 몰리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환경미화원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일한다는 직업적 사명감까지 가질 수 있다. 우리 사회를 위해 낮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젊은 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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