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자신의 모친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존속상해, 특수존속협박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50·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보호관찰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장씨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모친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던 중 지난해 8월 스테인리스 소재로 된 개밥그릇이 식탁 위에 올라와 있다는 이유로 개밥그릇을 집어 들고 모친의 눈 부위를 2회 정도 밀친 혐의를 받았다.
또 장씨는 '빨래를 널지 말고 설거지도 하지 마라'는 자신의 말을 모친이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밀쳐 넘어뜨리고, 흉기를 목에 대면서 "죽이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장씨는 "개밥그릇으로 모친의 눈 부근을 살짝 밀쳤을 뿐이고, 당시 모친이 뇌경색 치료를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멍이 생길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장씨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대법 판례에 따르면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와 같은 정도를 넘는 상처가 폭행에 의해 생긴 경우라면 '상해'에 해당한다.
장씨의 모친은 장씨가 개밥그릇으로 눈을 2회 정도 밀쳐 생긴 것이 분명하고, 눈에 생긴 멍은 사건 발생 1주일이 지나도록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모친은 법정에서 멍으로 인한 통증이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딸에 대한 선처를 희망하는 입장에서 진술한 것으로 그대로 믿기 어렵고 오히려 압통 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신 판사는 "발생부위 등에 비춰볼 때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로 볼 수 없고 장씨의 폭행에 의해 생긴 것이므로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모친이 장씨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고 선처를 희망하는 점, 장씨가 알코올중독 등 정신질환을 치료할 것을 다짐하는 점이 양형에 참작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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