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가 ‘암호자산(암호화폐) 제도화’를 위한 중장기전략으로 비트코인(BTC) 파생상품 출시를 권고했다. 금융권과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금융’이 떠오른 가운데 미국 금융당국처럼 비트코인 가격 기반 선물 상품 출시를 허가해 제도권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금융권이 암호자산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해외 커스터디(Custody‧3자 수탁형태 암호화폐 보관) 업체에만 의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산 수탁 솔루션을 개발‧도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대정부 권고안을 통해 제시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차위는 암호화폐와 가상통화 등 서로 다른 용어와 정의를 암호자산으로 통일하는 한편 한국거래소(KRX)에 비트코인을 직접 상장하고 비트코인 파생상품 출시도 고려해야 한다고 정책 제언을 내놨다. 즉 지난해 10월 말 공식 발표한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과 별도로 상세한 정책방향을 담은 부록에 “디지털 금융 시대의 새로운 금융 질서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4차위는 특히 미국과 스위스 금융당국 사례를 들어 “암호자산 거래소에 대한 영업 허가(라이선스) 또는 가이드라인 도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암호자산 관련 상품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2019년 5월 기준 암호자산은 전 세계에서 하루 80조원 이상 거래되고 있어 거래 자체를 막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4차위는 금융기관이 암호자산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국산 수탁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4차위는 “증권사, 은행 등 전통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암호자산를 취급하기 위한 국산 수탁 솔루션을 개발하고 도입해 암호자산 수탁 시장이 해외 의존적이 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기관투자자들의 암호자산 취급을 점진적으로 허용하고 이들이 거래할 수 있는 기관 전용 장외거래(OTC) 데스크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4차위는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정책 방향으로 밝힌 디지털 화폐 연구와 관련, “주요국의 화폐 디지털화에 대응해 한국은행 또는 시중은행의 원화 기반 디지털 화폐 발행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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