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허리띠 조이지 않게 하겠다"던 김정은, 제재 앞에서 '경제 새판짜기'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3 11:29

수정 2020.01.03 11:29

정면돌파전의기본전선은 '경제'
'경제발전 10대 전망목표' 등장
사회주의경제vs현실 방향 모호
[파이낸셜뉴스] 제재국면의 정면돌파를 선언한 북한이 경제부문의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앞으로도 제재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허리띠를 졸라 매더라도 기어이 자력부강·자력번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북한 로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관련 사설에서 "경제사업에서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를 철저히 확립하고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전략적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것이 중요하다"면서 "경제발전을 추동하고 일군들의 역할을 높일수 있게 전반적인 기구체계를 정비하며 경제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강하게 밀고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요 공업부문이 겹쌓인 난관을 정면돌파하고 생산적 앙양을 일으켜야 한다고 독려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photo@newsis.com
신문은 금속공장들의 철강재 생산 증대, 화학공업의 현대화, 전력공급체계 완비, 석탄생산 활성화, 철도운수 역량 강화, 경공업제품 현대화와 질 제고, 기계공업분야 수준 향상, 건자재 생산량 확대 등을 주문했다. 지난해 연말 열린 당 전원회의 결정내용을 재확인하며 정면돌파전의 기본전선이 '경제'라는 점을 다시한번 되짚었다.


이같은 전원회의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가경제운영의 새판짜기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김 위원장이 야심차게 내세웠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의 언급이 없었고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슬로건도 등장하지 않았다"면서 "이를 대신해 경제분야의 '10대 전망목표'라는 것 새롭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번 새판짜기의 가장 큰 정책기조를 자력갱생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 자급자족하자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우리의 사업은 지난날의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이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심각한 현 실태를 엄중히 질책했다. 그러면서 '경제사업 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고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전략적 관리'를 당부했다. 또 '국가경제사업체계의 중핵인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경제정책에 있어서 과거로 회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현실적 요구에 맞게 계획사업을 개선하도록 한 것과 인민경제계획의 신뢰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는 점에서는 경제개혁의 기조를 유지하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사회주의경제체제와 변화된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이 엿보인다.

햔편 '허리띠를 졸라 매더라도 기어이 자력부강·자력번영하겠다'는 발언도 주목을 받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5년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경축 열병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제제로 인한 심각한 경제상황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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