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몰라서 활용못하는 지원사업 많아…현장 뛰며 직접 알리겠다"[데스크가 만난 사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5 16:33

수정 2020.01.05 16:33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에게 듣는다
"반응 좋은 전통시장 가격표시제
2021년까지 총 500곳에 도입
구도심 '상권 르네상스'도 추진"
온라인 유통환경 대응 방안은
"공단 정책도 전자상거래에 초점
스마트상점·1인미디어 적극 지원
SNS 통한 제품 홍보도 도울것"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을 확인하고 현장과 소통하겠다. 소상공인도 만나고 전통시장도 가겠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4월 이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내놓은 첫 일성이다. 취임 첫날 전통시장을 찾을 정도로 소상공인, 전통시장에 애정을 표한 조 이사장은 이후에도 기회만 생기면 현장을 찾았다.
지난 연말까지 56곳의 전통시장과 28개의 소진공 지역센터를 찾았고 34차례에 걸쳐 소상공인을 찾았다. 8개월 동안 118회나 경기침체에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풀뿌리 경제인'들을 찾아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조 이사장은 올해도 서민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다고 우려를 표하면서도 현장에서 답을 찾고 적극적인 지원책을 통해 힘을 보탤 것을 다짐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대전 보문로 소진공 본사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올해도 틈나는 대로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들을 만나 현장에서 답을 찾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소진공 제공
취임 2년차를 맞은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대전 보문로 소진공 본사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올해도 틈나는 대로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들을 만나 현장에서 답을 찾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소진공 제공

대담 = 김기석 산업2부장

―현장을 많이 찾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어렵다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어떤 것들이 우리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힘들게 하고 사기를 떨어뜨리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현장에 나가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직접 얼굴을 보고 애로사항을 들어야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나돌아 다녀서 직원들이 힘들 수도 있겠지만 올해도 기회만 생기면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기억에 남는 현장 목소리는.

▲소진공에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 연말 공개방송에서 소상공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중 나름대로 성공한 한 분이 현장에 계신 분들께 '상권정보시스템'을 아는지 물었다. 대부분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월 매출 1000만원의 성공한 소상공인인 그는 상권정보시스템이 창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때 공단 지원사업에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공단 지원사업은 크게 27개다. 현장맞춤형 지원을 위해 세분화되다 보니 많다.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현장 반응을 자주 접한다. 다만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정보격차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지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홍보하고, 성과 발굴·확산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

▲창업과 성장, 재기 등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준비된 창업을 돕기 위해서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성장을 위해서는 자금지원 및 협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실패를 경험한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희망리턴패키지 등을 통해 재기를 위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생애주기별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성공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창업과 관련해서 대구에서 자수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소상공인은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통해 10년간의 경력단절 생활을 끝내고 2017년 사업화에 성공했다. 현재 연 매출액은 2억원까지 성장했다. 상권 하락으로 인해 매출부진을 겪던 A씨는 지난해 희망리턴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임금근로자로 전환을 이뤄냈다. 사업정리 컨설팅을 지원받아 전문가의 조언(폐업절차, 세무처리 방법 등)을 바탕으로 폐업손실을 최소화하고, 재취업 관련 교육을 통해 현재 식품유통회사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이 외에도 많은 성공사례가 있다. 관심이 있는 소상공인이라면 지원성과별 우수 사례집을 참고하면 좋다. 공단 홈페이지와 사업별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매출과 관련해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있다면.

▲최근 5년간 온라인 전자상거래 매출규모가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2018년 매출은 113조원에 달했다. 미세먼지 등 외부활동을 제약하는 환경요인, 저렴한 가격, 사용의 편리함이 만든 결과다. 소상공인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9월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온라인 판매, 상점의 스마트화 등을 강조했다. 공단도 정책기조에 맞춰 현장 변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스마트상점 육성, 온라인 전자상거래 판매 확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활용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 소상공인이 홍보와 제품 판매에 온라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지원, 교육 등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
■ 조봉환 이사장 약력 △59세 △서울대 불어불문학 △서울대 행정학 석사 △30회 행시 합격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이사장(현)
■ 조봉환 이사장 약력 △59세 △서울대 불어불문학 △서울대 행정학 석사 △30회 행시 합격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이사장(현)


―전통시장 가격표시제를 진행했다. 효과는.

▲전통시장 가격표시제는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한 기본 요소다. 규격화된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정보다. 지난 2017년 전통시장·상점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격표시 상태가 양호한 전통시장은 55.2%다. 부족한 수치다. 공단은 지난해 하반기 전국 100곳 특성화시장을 대상으로 가격표시제 확산을 유도하고, 시범시장을 지정해 롤 모델을 육성했다. 상인들 역시 자체적으로 가격표시 활성화 추진단을 구성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자체 조사 결과 효과는 있다. 가격표시 혁신점포 60곳을 대상으로 월별 카드매출 데이터를 활용해 가격표시 활성화 전후 매출을 비교한 결과 전년 동기(7~9월) 대비 전체 카드 매출액이 평균 11.5% 늘었다. 의미 있는 결과다. 국민의 반응도 좋다. 전통시장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8%가 가격표시 활성화가 '전통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51.9%는 가격표시가 활성화된다면 '더 자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2021년까지 매년 200곳씩 확대, 총 500곳의 전통시장에 가격표시제를 도입해 소비자가 먼저 찾는 시장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2019년도 성과를 평가한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단계를 마쳤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공단은 특히 전통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와 소상공인 재기지원 강화에 집중했다. 재기지원을 위해 전국 30곳에 재기지원센터를 설치·개소하고 전문 상담인력도 배치했다. 집기 처분부터 세무, 노무, 회계 등 폐업 과정에 필요한 법률·행정 정보를 안내해 한계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폐업을 돕고 있다. 폐업 이후에는 희망리턴패키지, 재창업패키지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의 재도전을 지원하고 있다. 특성화시장 100곳을 대상으로는 가격표시제를 도입했다. 상인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캠페인을 하고, 홍보물을 배포했다. 2017년 조사 기준 전통시장 점포별 가격표시율은 66.9%였다. 현재 도입 시장별 가격표시율은 85%다. 공단은 그간 소상공인 일자리 창출과 경영안정에 기여해왔다. 특히 지난해는 포용적 금융지원 확대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제4회 금융의 날'에 금융혁신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앞으로도 신뢰받는 정책금융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올해 지원정책 방향성과 지향점은.

▲앞서 얘기한 대로 올해 온라인 유통환경 강세에 따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현장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독립적 정책영역으로 부상한 소상공인 연구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5년간 2배 이상 성장하는 등 온라인 시장 규모는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올해 공단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새로운 유통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마트오더 등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상점 1000여곳을 육성하고 1인 미디어 플랫폼 등 온라인 유통시장 판로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전통시장 가격표시제는 더욱 확대한다. 올해 특성화시장 가운데 200곳을 추가, 300개 전통시장에서 가격표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상권르네상스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현재 12개인 활성화구역을 19개로 확대, 구도심 상권 혁신거점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 외에 소상공인·자영업 전담 연구센터 설치도 본격화한다. 현황 및 정책 연구를 통해 현장맞춤형 지원정책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상인에게 한마디 한다면.

▲지난해 정말 고생 많으셨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이 많다. 지금 당장에 눈에 띄는 성과는 아닐지라도 오늘의 노력이 쌓여 더 나은 환경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단은 2020년에도 630만 소상공인과 1450개 전통시장이 보여주신 의지와 노력을 뒷받침해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의지가 있는 현장은 적극 지원해 모범적인 성공사례로 만들고,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정리=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