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장수 주한 중국대사와 국방무관을 잇따라 바꾼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막혔던 한국과 관계에서 변화를 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5일 주한 중국대사관과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두농이 육군소장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면서 이 자리에 왕징궈 주 오스트레일리아 국방무관을 앉혔다.
국방무관은 국방부장(장관급)을 대리해 해당 국가에서 군사협력과 군사외교를 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방산제품 수출 지원이나 첩보 수집도 업무에 포함돼 있다. 다른 공관원과 달리 대사와 더불어 주재국 정부의 아그레망(부임 동의)을 받아야 상주할 수 있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후임인 싱하이밍 전 주몽골 중국대사 역시 지난해 12월 중순 몽골 대사직을 마친 뒤 귀국했다. 한국 부임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식통은 "추 대사의 이임식이 끝난 만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싱 내정자의 취임식도 곧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싱 내정자는 1986년 중국 외교부 아시아팀 과원(주사보급) 이후 1988년과 2006년에 각 3년 동안 주북한 중국 대사관에서 수행원과 참사관을 역임했다. 1992년과 2003년, 2008년 등 3차례에 걸쳐 각각 3년 간 주한 대사관에서 3등급 비서와 참사관을 맡았다. 한국이나 북한에 있지 않는 동안에는 중국 외교부 아시아팀에서 근무했다가 2015년 8월 주몽골 중국대사관 특명 전권 대사로 부임했다. 싱 내정자는 이처럼 오랜 기간 서울과 평양에 근무했기 때문에 한국어에 능통하며 북한과 한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지한파'로 분류되고 있다.
중국 소식통은 "싱하이밍 내정자와 왕징궈 국방무관의 교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과 관계를 새롭게 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사이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