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패트 약식기소 한국당 의원에 당선무효형 구형..한국당 "변호사비 전액 지원"

지난해 4월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안과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비롯한 당직자들과 국회 직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안과 사법제도 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진 지난 4월26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안과 앞에서 국회 관계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안건 법안제출을 위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약식기소된 자유한국당 의원 10명 중 2명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형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당은 법률자문단을 통해 해당 의원들의 변호사비 전액 지원 등으로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식기소된 의원에게 당선무효형을 내릴 경우,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넘겨질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 의원 14명에 대해선 더 높은 구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5일 한국당에 따르면 약식기소된 의원들 중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재선 의원 2명이 500만원 벌금형을 구형받았고, 나머지 7명은 벌금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을 각각 선고 받았다.

앞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 2일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 의원 14명과 보좌진 2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한국당 의원 10명과 보좌진 1명에겐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에 지난 3일 서울남부지검은 약식명령 관련 통보를 해당 의원들에게 보냈고, 이에 황 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기소된 의원들은 모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기소된 의원들은 모두 정식재판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적극적인 방어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기소명단에 포함된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의원들이 다들 정식재판을 하겠다고 했다"며 "당에서 의원들이 당을 위해 고생을 한 것이기에 변호사 비용을 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당 법률자문단 소속 변호사 외에도 외부 로펌을 선임해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서류은닉, 국회법 위반, 국회회의장 소동 등으로 주목할 부분은 국회법 위반이다.

'국회선진화법' 규정인 국회법 제 166조에 따르면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폭력행위를 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공판 대신 서면심리만으로 벌금 및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판사는 검찰 청구대로 약식명령을 내리거나 당사자를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대상 의원들도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뒤 7일 이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

약식명령의 형량은 검찰 구형량대로 정해지거나, 낮아질 수도, 높아질 수도 있다.

[e-mail]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