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지역구 바꿀 명분 쉽지 않아 손사래
[파이낸셜뉴스] 21대 총선이 석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두관 의원 PK(부산·경남) 차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은 권역별로 잠룡이나 거물급 인사를 내세워 험지 등에서도 선거 바람몰이를 한다는 계획이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비상등이 켜진 PK에선 인물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도부는 이같은 사정에 따라 조만간 김 의원에게 부산 주요 지역이나 경남 양산을 지역구 출마를 적극 권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관 의원이 차출론에 이름이 오른 건 그가 과거 경남지사 출신으로 지역에선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는 점이 배경이 된 걸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출마 대상지로 거론되는 경남 양산을은 서형수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곳으로 지난 20대 총선에선 한국당의 보수 후보 난립 속에 서 의원이 1262표 차로 겨우 승리할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두관 의원도 현재 경기도 김포갑에서 재선을 준비 중이어서 지역구를 다시 경남으로 바꾸는 문제 등에선 명분이 마땅치 않아 난색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김 의원은 7일부터 15일까지 지역 의정보고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부산·경남은 민주당엔 그동안 대표적인 험지로 불렸다. 현재도 경남에선 15석 가운데 김정호(김해을)·민홍철(김해갑)·서형수(양산을) 3석에 머물고 있다. 부산도 18개 지역 가운데 현재 6석에 불과하다.
21대 총선에서 한국당 텃밭에서 추가로 의석을 확보해야 전체 과반의석 확보 등 전체 지형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PK 의석 공성전에 공을 들였다.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각에 합류하면서 부산 출마→ 차기 대선 잠룡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오히려 청문회 뒤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이슈로 지역 여론 악화를 불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 연말에는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 대한 PK 출마 권유가 이어졌지만, 윤 실장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구로을 출마로 가닥이 집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또 다른 험지인 강원도 총선을 놓고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신년 특사로 복권되면서 선거 역할론이 부각되기도 했다. 이 전 지사는 아직 정치 재개 입장에는 선을 그었지만, 강원권에선 지역 선대위원장 등 중책을 맡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주당의 또 다른 전략 지역인 호남권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최근 이낙연 총리가 총선 역할을 위해 당 복귀를 앞둔 데다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다. 현재 호남권(전남·북·광주 28석 가운데 민주당은 6석에 머물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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