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대변을 보고 뒤처리는 하는 과정에서 휴지에 피가 묻어 나오면 가슴이 덜컹하고 심장이 떨린다. 큰 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 원인이 치질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수치심이 몰려온다.
괜히 주변에 이 사실을 알렸다가는 "좀 씻고 다녀라"라는 황당한 얘기만 듣게 된다. 20대 젊은 환자일수록 이런 고민 때문에 끙끙 앓다가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대변을 볼 때 항문에 통증을 느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년도 아닌 신체 건강한 20대가 치질이 걸리는 대표적인 이유는 무리한 다이어트다.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식사량을 크게 줄이면 대변의 양이 감소하고 딱딱해져 변비가 생긴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치핵이 발생한다. 치핵은 대변이 몸 밖으로 빠져나올 때 항문 괄약근을 보호하는 쿠션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증상이다.
치핵은 항문과 하부직장, 그 주위에 돌출된 혈관 덩어리로 압력에 약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예민한 신체 부위다. 치질은 이런 치핵뿐만 아니라 치루 등을 통칭하는 질환이다.
그중 대변을 본 뒤 휴지에 피가 묻거나 변비가 피로 물들면 치핵으로 보면 된다. 치핵은 전체 치질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치루는 살이 곪아 항문과 피부에 관이 뚫리는 증상이다. 고름이 나오고 가장 통증이 심한 편이다.
항문은 평소에 닫혀있다가 배변 과정에서 넓게 벌어진다. 이때 항문이 대변을 부드럽게 몸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면 통증을 느끼고 치핵이 커진다.
치핵은 병이 생긴 부위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구분한다. 내치핵은 통증 없이 대변을 본 뒤 피가 나오거나 치핵이 항문 밖으로 둘출하는 증상이다. 외치핵은 항문 근처에서 발병하며, 단단한 콩처럼 만져지고 통증도 심하다.
의학적으로는 항문에서 피만 나오는 증상은 1기이다. 배변 때 치핵이 항문으로 돌출됐다가 저절로 원래 위치로 돌아오면 2기로 본다. 3기는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돌아오는 상태다. 4기는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으며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김진천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치핵은 오래 서있거나 변비, 괄약근 이상 등으로 발생한다"며 "대개 30세 이상부터 환자가 많아지다가 50대는 2~3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치핵은 1~2기에는 좌욕과 식이요법, 화장실에서 대변을 오래 보는 습관을 고치면 증상이 개선된다. 3~4기는 증상에 따라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치핵을 만든 혈관과 그 주변 조직을 떼어내는 치핵절제술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다. 수술받을 때는 해당 분야를 전공한 대장외과 전문의를 찾는 게 가장 안전하다.
치핵을 예방하는 식습관은 섬유소가 많은 채소를 많이 먹고 물을 하루에 2리터가량 마시는 것이다. 음식도 꼭꼭 씹어서 먹고, 정기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한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대변을 보는 것도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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