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지원 민진당 차이잉원 현 총통 VS 중국 지지 국민당 한궈위 후보
- 여론조사는 차이 현 총통이 30% 앞서...그러나 조직력 갖춘 한 후보는 변수
- 여론조사는 차이 현 총통이 30% 앞서...그러나 조직력 갖춘 한 후보는 변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대만이 오는 11일 총통선거를 치른다. 총통은 한 나라의 정무를 총괄·집행하는 최고 책임자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 선거에 해당한다. 현재까진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이 재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맞상대인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 한궈위 후보보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30%포인트 가량 앞서있다.
그러나 대만 총통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히 두 후보의 승패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차이 총통이 반중국을 외치고 친미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반면 한궈위 후보는 무게의 중심축이 중국에 기울어 있다. 미국과 중국도 선거 이전부터 각각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따라서 총통 선거 결과는 향후 대만이 미중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9일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통선거는 1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투표가 진행되며 개표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는 지난 1일부터 결과 공표가 금지됐다. 그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선 차이잉원 현 총통이 30%포인트 이상 우세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젊은 층의 투표율과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한궈위 후보 측이 어떻게 반격하느냐 여부다.
차이 현 총통은 홍콩의 대규모 시위 이후 대만에서 반중국 정서가 강해지는 것을 활용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체제)와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키로 한 합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권자들에게 이는 ‘청년의 미래를 건 도박’이라며 설득했고 중국에겐 ‘대만을 인정하라’고 외쳤다.
차이 현 총통은 지난해 초·중순까진 한궈위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홍콩 시위 이후 ‘일국양제를 받아들일 경우 대만도 홍콩처럼 될 수 있다’ 우려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 발맞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6월 대만을 40년만에 ‘사실상의 국가’라고 인정했다. 중국의 일국양제와 정면 배치된다. 또 대만에 2조6000억원 규모의 무기수출도 승인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런 상황이 홍콩 시위와 엮이면서 차이 현 총통의 재선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반면 한궈위 후보는 지난해 11월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는 대만 지방선거 당시 민진당 텃밭인 가오슝 시장을 20년 만에 처음으로 국민당 자리로 만들었다. 그는 당초 중국과 관계 개선을 주장하면서 청년층과 밀접한 유대감을 만들어 당선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홍콩 시위에도 침묵하다가 결국 유권자의 외면을 받았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대만 언론을 인용, “이번 선거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대만 내부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도 사활이 걸려있다”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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