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90%는 햇볕 쬐어야만 체내 합성
통증 계속땐 피로골절 등 다른 질병일 수도
비만 아이들 2차 성징 빨라 ‘성조숙증’ 우려
통증 계속땐 피로골절 등 다른 질병일 수도
비만 아이들 2차 성징 빨라 ‘성조숙증’ 우려
밤에 다리가 아픈 증상을 보이는 소아 성장통은 성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3세부터 12세 아이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낮에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다가 밤만 되면 양쪽 무릎과 허벅지, 발목 또는 팔에 통증을 호소하는 게 특징이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는 9일 "성장통은 대부분 가벼운 정도의 통증을 주로 밤에 간간히 호소하지만 통증이 심해서 잠을 못 잘 정도라면 참지 말고 진통제를 복용하는게 좋다"며 "성장통이 심하다면 낮에 심한 운동을 피하고 잠들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따뜻한 물에 통목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성장통, 골밀도 낮으면 호소
성장통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면서 신경을 자극하거나 뼈가 자라는 속도보다 근육 인대 성장이 느려 근육과 힘줄이 당겨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통증은 주의가 분산되는 낮보다 밤에 더 예민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유독 밤에 성장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 성장통을 겪는 일부 아이들이 성장통이 없는 아이보다 골밀도가 낮다는 연구가 있다. 비타민D와 철분이 부족한 경우엔 통증이 더 많았다.
서 교수는 "성장통이 있다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비타민D는 부갑상선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을 도와 칼슘을 알맞게 골수로 운반해주므로 필요한 영양소"라고 말했다.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은 계란 노른자, 고등어, 연어, 송어, 참치, 장어 등 지방이 풍부한 생선류, 표고버섯, 우유, 오렌지 주스, 시리얼 등이다.
하지만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D는 10%에 불과하다. 90%는 햇볕을 쬐어야만 체내 합성이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18년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남자 75.2%, 여자 82.5%에서 비타민D 결핍증을 보였다. 10대 청소년 90%가 비타민D 30ng/mL 미만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매일 팔다리가 노출된 채로 30분 이상 직사광선을 쬐지 못하거나, 비타민D 검사 수치가 30ng/ml 미만이라면 영양제로 보충해야 한다. 비타민D 성인 하루 권장량은 400~600IU이며, 최대 4000IU까지다. 1세 미만 영아는 하루에 2000IU를 넘지 않도록 권장한다.
■ 다른 부위 통증, 검사 받아야
성장기 아이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모두 성장통이라고 할 순 없다. 통증이 계속되고 점점 더 아파하거나 근육보다 무릎 자체 관절에 통증을 느끼거나 낮에도 통증이 있을 때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소아 류마티즘, 소아 특발성 관절염, 골연골염, 골종양, 골대사 이상증 등 다른 질병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운동을 많이 했거나 특정 관절 부위에 지속적으로 힘이 들 때도 성장통과 비슷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에는 스포츠 손상이나 피로골절은 아닌지 감별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심한 성장통과 함께 급성장했다면 성조숙증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만 4세 이상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1년에 5~6cm 정도 자라는 것이 정상이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만 16~17세, 여자는 만 14~15세에 성장을 마친다.
■ 골고루 먹는 식습관과 운동이 성장에 중요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아이를 자라게 하는 일뿐만 아니라 지방을 태우는 일도 한다. 하지만 비만이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데 집중적으로 사용되면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또 과다하게 쌓인 지방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시키는 역할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비만인 아이들이 2차 성징이 빠르다"며 "따라서 운동과 식사조절을 통해 내 아이의 지방을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키가 자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을 원활하게 하고 키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고르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석식품이나 외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건강한 먹거리를 준비해주는 것이 좋다.
또 아이의 성장기에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뼈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적절히 섞어서 하면 된다. 운동 강도는 중간강도 이상, 즉 심박수나 호흡이 증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좋다. 너무 편안하게 천천히 걷는 것은 운동 효과가 적다. 일주일에 3일 정도는 강도를 올려서 심폐기능이 향상 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을 같이 하는 것이 좋다.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이 여기에 해당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뼈가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도한 고강도의 운동은 피해야한다.
비만한 아이나 허약한 아이의 경우에는 매일 1시간의 운동이 힘들 수 있다. 이 때는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점차적으로 시간과 강도를 올려야 한다. 겨울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인 수영, 댄스, 실내 스포츠클럽, 팔굽혀 펴기, 실내 자전거 등을 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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