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공판기일 지정, 이춘재 자백 새로운 증거로 작용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이춘재 8차 사건의 재심 청구인인 윤모씨(53)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재심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춘재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이 사건의 진범이라는 취지의 자백 진술을 했다"며 "여러 증거를 종합하면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재심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재심 결정은 과거사 사건이 아닌 일반 형사 사건이라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이춘재의 자백이 나온 것이 재심 개시 결정에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재판부는 내달 중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 쌍방의 입증계획을 청취하고 재심에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추리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또 오는 3월께에는 재심 공판기일을 열어 사건을 재심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윤씨 변호인단 측은 법원의 재심개시결정에 따라 이춘재와 국과수 감정인, 1989년 당시 수사기관 관련자들에 대한 증인신청,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는 범인음모 2점에 대한 감정신청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윤씨 변호인단은 수사과정의 불법행위와 국과수 감정에 관한 철저한 검증작업을 진행해 윤씨가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양(당시 13세)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지칭한다.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으며, 법원으로부터 의견 제시 요청을 받은 검찰은 이로부터 한 달 뒤 재심 개시 의견을 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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