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보유세 인상 방향을 시사하면서 부동산 규제의 후속카드는 세금인상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국세청의 부동산 자금 탈세추적이 보태질 경우 시장에선 12·16 부동산대책에 버금가는 규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는 옳은 방향이며 보유세는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서 사실상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선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통해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과 다주택을 대상으로 매년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그만큼 보유세의 과세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통상 총선 전후 각종 공약을 통해 부동산경기가 오름폭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조짐에 대한 경고성이 짙다고 분석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동향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곧 집값이 다시 과열한다면 유력한 카드로 (보유세 인상)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기수요의 영향이 계속될 경우 보유세의 직접 세율이 인상되는 방향이 다음 수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일부 지역에선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상승이 있었는데, 급격한 가격상승은 원상회복해야 한다"는 발언을 주목할만하다. 보유세 인상의 타깃도 서울 강남4구를 포함한 고가주택에 집중될 것이란 얘기다.
다만 보유세 인상 등 강력대책으로만 집값을 규제할 경우 더 큰 리스크도 우려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집값을 억누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로 인해 집값이 올라갈 수 있다"며 "결국엔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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