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립암센터 "구충제 함암효과 임상시험 가치 없어"
美서는 사람 구충제 항암효과 검증 위해 국립암센터 임상시험 들어가
[파이낸셜뉴스]
美서는 사람 구충제 항암효과 검증 위해 국립암센터 임상시험 들어가
#. 직장인 최모씨는 최근 사람 구충제 200알(100팩)을 구매했다. 유튜브에서 사람 구충제가 비염, 아토피 등에 효과가 있다는 정보를 접한 이후다. 일주일에 3알씩 1달 정도 꾸준히 복용한 결과 실제로 지병처럼 달고 살던 비염이 나았다. 최 씨는 최근 저녁 회식 등에서 지인들에게 사람 구충제를 선물로 주고 있다.
체내 기생충을 박멸하는 사람 구충제가 비염, 아토피 등에 효과가 있다는 설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면서 때 아닌 사람 구충제 품절 사태가 불고 있다. 작년말부터 올 초에 걸쳐 사람 구충제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일부 약국에서는 사람 구충제 품절 사태가 불고 있고, 일부 소비자들은 중간 유통상을 찾아 도매식으로 사람 구충제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과 사람 구충제인 알벤다졸·플루벤다졸·메벤다졸 등은 개 구충제와 사실상 효과와 성분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아닌 구충제 열풍의 발단은 지난해 펜벤다졸 성분의 개 구충제가 말기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유튜브 영상이 퍼지면서부터다. 특히 미국의 경우 한 알에 2만원 수준이던 구충제 가격이 최근 50만원 가까이 급등했다고 알려지면서 구충제를 찾는 사람은 늘어갔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서 구충제를 판매하던 복수의 제약회사 판권을 아멘드라라는 제약회사가 인수하고 독점 공급하게 되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2015년 당시 2% 수준이던 기생충 감염률은 최근 들어 유기농 식품 섭취 증가 등으로 더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 구충제의 항암효과를 믿는 사람들은 "기생충이 암에 걸리면 사람에게 전이될 수 있다"며 "기생충 약을 통해 기생충을 박멸하면 일부 사람에게 항암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는 이달 9일 "펜벤다졸은 항암 신약으로서의 효용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펜벤다졸' 암치료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임상실험을 정부차원에서 진행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으나 이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을 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 국립암센터의 입장이다.
대한약사회 역시 사람 구충제의 남용에 대해 구충 목적 외에 남용을 하면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선 약국에 사람 구충제 가 남용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복약지도가 필요하다는 거이다.
이런 가운데 실제 미국 내과 전문의인 현직 의사가 유튜브를 통해 미국에서 정부주도로 구충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장항준 내과TV'를 운영하는 장항준씨는 지난해 11월 "미국 국립 보건원(NIH)G 소속 국립 암 연구소에서 현재 사람 구충제인 메벤다졸의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장 씨는 "존 홉킨스 대학의 암센터에서 2016년 5월 1상 임상시험에 들어가 2022년 6월에 끝날 예정"이라며 "신약 개발의 경우 막대한 비용과 기간이 걸리지만 기존 '약물 재활용'을 해 새로운 효과(함앙 효과)를 발견하면 비용과 시간이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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