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이 지난 가운데 실종자 구조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구조당국은 기상악화를 지적하며 현장에 눈이 녹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한국인 4명을 비롯한 실종자 11명의 위치는 아직도 파악되지 않았다.
19일 현재 매체인 히말라야타임스에 따르면 안나푸르나가 위치한 네팔 카스키주의 단 바하두르 카르키 총경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코스로 이동하던 실종자들이 "힝쿠 동굴과 데우랄리 지역(해발 3230m) 사이에 고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오전 11시 무렵에 발생한 눈사태 이후 18일까지 관광객과 가이드를 구조해 각각 60명, 30명씩 인근 도시인 촘롱과 포카라로 항공 수송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교사 4명과 동행하던 현지 가이드 3명이 실종됐으며 눈사태 당시 안나푸르나 인근 마낭에서 쏘롱라로 향하던 중국인 관광객 4명도 연락이 끊겨 현재 총 11명의 생사가 불확실하다.
현지 구(區) 위원장 힘 구렁은 네팔 신문 카트만두포스트를 통해 18일 저녁에 구조 헬리콥터가 사고현장에 도착했지만 착륙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눈이 녹기 전까지는 구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고 지역에는 4~5m의 눈이 쌓여 있으며 구조 당국은 18일 오후까지 현장에 머물렀으나 강풍으로 철수한 뒤 19일 오전부터 작업을 재개했다.
현지 매체에 의하면 경찰 외에 네팔 트래킹 협회와 지역 주민들도 구조팀을 조직해 현장으로 향했다. 촘롱의 안나푸르나보존프로그램 대표인 네트라 샤르마는 사고 현장에 눈이 두텁게 쌓인 데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접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조 당국은 일단 ABC에 고립된 등산객들을 주변 도시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안나푸르나 트래킹은 8091m의 정상까지 오르는 전문 등반 코스가 아니라 산 주변을 도는 코스로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트래킹 코스의 경우 6~9월의 우기가 아니라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들어 폭설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네팔 카날리주에서는 이달 20년 만에 최악의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안나푸르나 트래킹코스에서는 지난 2014년 10월에도 눈사태가 발생해 39명이 목숨을 잃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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