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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코센터장, 공식석상서 막말 논란 "환경단체들, 민간위탁 맡을 사이즈 안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9 19:40

수정 2020.01.19 19:40

관리본부장, 급히 수습 나섰지만
시의원들 "매우 유감" 즉각 반발
환경단체 "시대 착오 발언" 지적
부산시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센터장이 공식 석상에서 민간 부분위탁과 관련해 '부산 환경단체들은 민간위탁을 맡을 만한 사이즈가 안된다'는 취지로 말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부산시는 센터의 사무 일부를 시민환경단체에 맡기는 추진계획을 마치고 관련 조례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공무원 노조와 일부 의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런데 올해 개정안이 재상정되자 지난 7일 이영애 신임 센터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민간위탁에 대한 정책방향을 급선회한 것도 모자라 시민단체 자체를 공식석상에서 평가절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부산광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제283회 임시회 상임위 회의를 열고 시 낙동강관리본부로부터 2020년도 주요업무 보고를 받았다.

이날 복지환경위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 대한 일부 기능을 시민단체에 민간위탁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산광역시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운영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재상정했다.


이영애 신임 낙동강하구에코센터장은 이날 부산의 환경단체에 대한 규모 및 전문성에 대해 의문을 드러내면서 자체적으로 수립한 혁신안을 통해 센터를 정상화해나가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민간위탁의 롤모델은 영국 단체 야생조류와습지트러스트(WWT)와 같은 사이즈다. 국가의 지원 없이도 자체적인 재원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인력이나 기구가 완벽하게 갖춰졌을 때 위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산 지역에는 100여개 환경단체가 있다. 각자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런 '사이즈'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성숙 의원(사하구2)은 "그런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면서 "저는 매우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아 의원도 "환경단체는 완벽해야지만 일부 프로그램 정도만 위탁받을 수 있는 거냐"면서 "센터장이 말한 그 완벽하다는 것이 어떤 것이냐. 박사님이 있고 그런 것이 완벽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후 회의장 공기가 급격히 얼어붙자 여운철 낙동강관리본부 본부장이 수습에 나섰다. 여 본부장은 "현재까지 센터가 운영되면서 시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구성원들과 함께 노력해서 보다 발전된 에코센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부산 시민환경단체 측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이 센터장이 취임 후 먼저 전화를 걸어와 같이 협력해 나가자고 의견을 주고받았는데 유감스럽다"서 "낙동강하구를 알리고 시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선 좀 더 개방적이고 전향적으로 시민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남영 사무국장은 "정말 시대착오적이다. 그 사이즈, 규모가 사업의 성과를 담보하지 못한다"면서 "규모가 크면 내부적으로 합리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작은 사이즈에 다양한 형태의 단체가 서로 공존하면서 협력과 각자의 일을 하는 게 색깔있는 사회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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