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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 '민주당 살생부' 결국 외부 공개 안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1 17:39

수정 2020.01.21 18:19

해당 의원들에 28일 개별 통보
중진들 "공개땐 사실상 은퇴 압박"
일부 출마예비후보들은 '불만'
"공천 과정 투명하려면 밝혀야"
더불어민주당이 현역의원 다면평가 하위 20% 명단을 고심끝에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해당 평가 결과는 의원 개인에게 개별 통보할 방침이다. 공개적으로 서열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불필요한 형평성 논란 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철저하게 내부평가 자료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위 20% 평가를 받은 현역 의원은 공천 심사시 20% 감점을 받는다. 가령 100점을 득점해도 80점으로 계산된다.
당내 일각에선 하위 20% 결과에 3선 이상 중진급이 다수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현실화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의원 하위 20% 비공개를 결정했다. 당초 민주당은 하위 20% 현역의원 명단 외부 공개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단 비공개' 원칙의사를 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중진 의원은 "현역의원 하위 20%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사실상 은퇴 하라는 것 아니냐"며 "정치학살이라는 표현도 지나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하위 20% 평가를 받았을지라도 당에 기여한 부분이 분명히 있는 분들"이라며 "명단까지 공개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투명한 공천을 위해 명단을 공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현역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일부 출마예비후보들의 볼멘 소리가 높다. 이들은 하위 20% 명단 공개 시 여론전을 통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조직력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선룰은 권리당원 50%, 일반국민 50%로 돼있는 만큼 낮은 인지도와 열세인 조직력을 여론전으로 어느정도 상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서울지역 출마를 준비중인 한 원외인사측은 "하위 20% 명단에 현역 의원이 포함됐다는 전제하에 명단을 공개하면 경선에서 붙어볼만 하지만 명단 공개가 안되면 반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하위 20%로 평가 받은 개별의원 20여명에게 공관위원장이 직접 오는 28일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하위 20% 평가 자체가 일종의 불출마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본격적인 총선 물갈이가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은 48시간 이내에 공관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한편 민주당은 논란이 된 출마자들에 대해 당 차원의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지역구 세습' 논란이 일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석균씨 출마에 대해선 '경선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전날 김해영 의원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지역구 부자세습 폐해를 지적한 것과 관련, "특정 인물이나 지역 관련해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까지 전략 선거구 15개 지역을 제외한 238개 선거구 출마자를 공모한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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