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뉴스1) 박진규 기자 =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와 <남도일보>가 의뢰해 알앤써치가 실시한 21대 총선 여론조사에서 광주·전남 야당 현역 의원들이 여당 후보에게 모두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현역 의원과 민주당 다수 예비후보들이 포함된 다자대결 여론조사와 달리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1대 1' 가상 대결결과가 발표되면서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선거 전 최대 여론변화를 추이를 보이는 설 명절을 앞둔 시기에 나온 여론조사로 현역 야당 중진의원 측의 충격과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알앤써치에 의뢰해 광주·전남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9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 18개 선거구 전체에서 현역 야당 의원이 앞서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탄탄한 조직기반과 인지도 등에서 타 후보들을 압도한다고 여겼던 '정치 9단' 박지원(목포), '7선 도전' 천정배(광주 서구을), '불패신화' 황주홍(고흥보성장흥강진), 전·현직 '국회 부의장' 박주선(광주 동남을)·주승용(여수을) 의원 등이 모두 여당 유력 후보에게 적게는 10%p에서 많게는 30%p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현역인 송갑석(광주 서구갑),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은 당내 경쟁뿐 아니라 상대 후보와도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등 여당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야당 현역의원 캠프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낙담하면서도 나름의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자세다.
광주 지역구 한 보좌관은 "분위기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 여론조사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큰 의미를 안 둔다"면서도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 남은 시간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부동층이 40% 가까이 되는 점을 참고하고,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이탈 표 흡수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향후 선거운동 기간 호남 집권을 위한 산파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전달하면 그 적임자로 인정하고 지지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전남지역 한 보좌관은 "너무 뜻밖이고 의외의 결과에 말문이 막힌다"며 "현역 의원에 대한 긍정평가가 60% 넘는데도 민주당 후보와 대결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이어 "앞으로 계속 뛰어야 할지도 모른 상태"라며 "이번 설 민심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할 판"이라고 낙담했다.
전남의 또 다른 지역구 조직담당자는 "응답률이 4~5%밖에 나오지 않는 등 여론조사 공정성에 의심이 간다"며 "그다지 신경쓰거나 위축되지 않고 그동안 해 왔던대로 지역 관리를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담담해 했다.
대다수 야당 의원 캠프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의 흐름이 향후 투표일까지 이어질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호남이 문재인 정부의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지역 민심에 반전을 기할 이렇다 할 돌파구가 없다는 점도 야당 의원들의 한숨을 더 했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나 중진들 아성이 무너지는 신호탄으로 보인다"며 "현역 의원들에 대한 허상이 깨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호남은 늘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경향에 따라 이번에는 민주당으로 뭉치는 모습"이라며 "정체된 현역에 비해 도전하는 여당 후보들은 확장성이 있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총선은 원래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지만, 광주전남은 이번 선거에서 문정부의 대한 심판보다는 안정적 국정운영에 더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문 정부가 집권 후반기 레임덕으로 무너질 경우 다른 대안이 없는 점도 민주당에 대한 견고한 지지층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수는 각 선거구당 5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p 안팎이다. 통계보정은 2019년 12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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