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가 사실상 ‘지휘봉’
무증상 감염·슈퍼 전파자도 등장
발원지 확인 못해 백신까진 ‘먼길’
美·英 등은 자국민 철수작전 돌입
무증상 감염·슈퍼 전파자도 등장
발원지 확인 못해 백신까진 ‘먼길’
美·英 등은 자국민 철수작전 돌입
중국은 진원지인 우한시 등 도시 십수곳을 봉쇄하고 춘제(중국의 설) 기간을 연장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중국 정부가 아직도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여전히 제기된다. 일부 외신은 우한은 현재 '아비규환' 상태이며 폐렴 감염자 수가 이미 10만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2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24시 기준 확진 환자 2744명, 사망자는 80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위건위는 매일 오전 8시에 피해 상황을 공개한다.
그러나 중국 언론이 감염자를 실시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 수는 이보다 많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2817명이 감염됐고 8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의심 환자는 5794명이다. 사망자는 진원지인 후베이성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허베이성 1명, 헤이룽장성 1명, 상하이 1명, 허난성 1명에 이어 하이난성에서도 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하이난은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최남단 섬이다. 해마다 세계 각지의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 매체의 수치도 매 시간 불어나고 있다.
중국 본토 밖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공식발표를 보면 같은 날 홍콩 8명, 마카오 5명, 대만 4명, 태국 7명, 일본 3명, 한국 3명, 미국 3명, 베트남 2명, 싱가포르 4명, 말레이시아 3명, 네팔 1명, 프랑스 3명, 호주 1명 등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각국 보건당국이 확정 발표한 수치는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이를 더하면 수치는 증가하게 된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한국, 러시아, 일본 등의 당국은 우한시에서 자국민 철수 작전에 돌입했다고 외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영사관 직원 등을 태울 전세기가 28일 우한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철수한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최고정책결정기구인 공산당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총동원령을 지시했다. 리커창 총리가 컨트롤타워를 맡았다. 사실상 '전염병과의 전쟁' 선포다. 중국은 당장 춘제를 내달 2일까지 연기하고, 초중고·대학교의 개학을 미뤘다. 우한시 등 후베이성 16개 도시를 봉쇄했으며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의 시외버스는 운행을 멈췄다. 모든 지하철역과 공항, 철도역에선 여행객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야생동물 거래는 전면 금지했다.특히 우한시 거주자의 이동을 완전 통제하는 데 실패해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중국 당국의 봉쇄작전 전에 우한 거주자 500만명이 도시를 빠져나갔으며 이들은 중국 대도시와 해외로 이동했다. 한국행은 6430명으로 조사됐다. 중국 제일재경망과 바이두가 지도앱 사용자 동선을 분석한 결과다. 우한 폐렴은 무증상 잠복기간이 2주가량 소요되므로 춘제 때 감염됐더라도 내달 초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야생동물 식용 거래' 우한 화난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거 검출됐지만 아직 어떤 동물이 발원지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백신까지는 갈 길이 더 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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