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건 '미투 논란'에 자격 반납
이탄희·이수진 '보은 영입' 비판
이탄희·이수진 '보은 영입' 비판
민주당은 원 씨의 조기 낙마에 이어 전 정권의 사법농단에 저항했던 이탄희·이수진 판사 영입에 대해서도 '보은 영입' 비판이 일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멍뚫린 검증체계 '곤혹'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과거 원 씨와 교제하며 데이트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글이 게재되면서 미투논란이 확산됐다. 원 씨는 파문이 커지자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며 "해당 글은 사실이 아니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미투 의혹이 당의 도덕성 및 정체성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인 만큼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힌 정봉주 전 의원이 과거 미투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바 있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역시 미투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적) 영역까지 검증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미리 우리가 이 부분까지 염두에 두지 못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영입인재와 출마예정자를 대상으로 유사 사례 조사계획을 밝혔다. 실제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 중진의원을 포함해 두명의 현역 의원을 정밀검증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져 결과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당 영입인재 검증 시스템의 부실함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감성코드'에만 치중해 면밀한 도덕성 및 실무능력 검증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 내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라면 이런 논란이 사전에 걸러졌을 것"이라며 "외부 영입인재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은 영입' 비판
또다른 영입인재 이탄희·이수진 전 판사에 대해서도 '보은 영입' 비판이 일고 있다. 두 사람은 과거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한 핵심 법관들이다. 이탄희 전 판사는 지난 2017년 법원행정처 심의관 재직 중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계획' 문서 등의 존재를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수진 전 판사는 법원 내 블랙리스트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입장에선 총선 인재영입의 색깔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카드일 수 있다"면서도 "두 분도 일종의 내부고발자인데, 그 행동이 (정치적) 댓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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