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박근혜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이후 3년 만이다. 사분오열돼 있는 보수진영 전통 지지층에서 '박근혜 향수'는 여전히 강력한 구심력으로 작용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인 신의한수에 출연해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석방에 대해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제가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제는 선처가 필요하다. 국민의 통합이 필요한 때'라고 여러차례 (이야기)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오래 구속돼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하지만 이 정권이 (박 전 대통령 석방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형사 제재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통합적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앞으로 드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7일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를 한데 이어 28일에는 이완구 전 총리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재차 요구했다.
그동안 한국당이 탄핵 프레임에 갇혀 일부 친박계 의원을 제외하면 '박근혜' 이름 석 자 꺼내는 것도 부담스러워 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진 분위기다.
한국당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박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기존 보수 유권자를 결집하는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과도한 형량이라고 판단하는 보수성향의 중도층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에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것도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아 대통령의 사면 대상이 아니며, 형집행정지는 검찰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이다.
김 공관위원장은 "제가 말하는 것이 석방 방해될까 봐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면서도 "3년이 다 돼가고 있다. 이 정권이 (박 전 대통령에게) 햇빛을 못 보게 하고 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에서 선고된 징역 25년과 특활비 사건 2심에서 선고된 징역5년 등 총 징역 32년의 형을 받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한국당의 박근혜 마케팅에 대해 "역대 대통령이 감옥에 간 경우는 많아도 박 전 대통령처럼 오래 있었던 적은 없었다"며 "중도층 유권자도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은 인정해도 이정도의 중형을 받을 정도로 잘못한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근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등 현 정부의 문제점을 박근혜 정부와 비교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를 단행하며 조국 전 장관 등을 겨냥한 수사팀을 와해시켰다는 '검찰 학살'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 때의 국정농단과 현 정부의 선거개입 의혹을 비교하면서 현 정부가 나을 것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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