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까막눈 어르신들이 만든 ‘할매, 시작(時作)하다’ 시집 발간 눈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9 18:21

수정 2020.01.29 18:21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할매들의 가슴 속 이야기
군산시늘푸른학교 
할매 작가들이 10여 년간 쓴 시 담겨
군산시늘푸른학교는 지난 10년 동안 교육을 통해 쓴 시를 모아 시집을 발간했다. 사진은 글 공부하고 있는 모습. 사진= 군산시 제공
군산시늘푸른학교는 지난 10년 동안 교육을 통해 쓴 시를 모아 시집을 발간했다. 사진은 글 공부하고 있는 모습. 사진= 군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군산=김도우 기자】군산시가 지난 2008년도에 시작한 문해교육을 통해 글을 배워 쓴 작품들을 모아 시집을 만들었다.

군산시늘푸른학교는 문해학습자들이 10여 년 동안 문해교육을 통해 쓴 시를 모아 “할매, 시작(時作)하다”라는 시집을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시집에는 학습자들이 글을 배우기 전 가족이나 이웃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한 사랑과 배우지 못해 당했던 서러움과 아픔들, 글을 배워가면서 느끼는 기쁨과 재미, 글을 알고 나서 느낀 행복과 보람 등 살아온 날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9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공부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어 올해 92세가 되는 어르신 시가 있다.

또 90세에 공부를 시작해 93세를 맞이하는 늦깍이 학생 시도 있다.


할매 작가들 배움의 열정이 대단하다. 시를 써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사진 =군산시 제공
할매 작가들 배움의 열정이 대단하다. 시를 써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사진 =군산시 제공

‘문해교육을 통해 100세 인생에서 희망을 찾다’
할매 작가들은 각자 다른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지만 문해교육을 통해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웠다. 젊은 시절 농삿일과 바느질을 하며 손끝으로 썼던 이야기는 시로 새롭게 태어났다. 까막눈으로 살아온 인생이 시 한 편에 다 담길 수 없겠지만 글을 배워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강임준 군산시늘푸른학교장(군산시장)은 “평균 나이 75세의 학습자들이 평생을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스스로 읽고 쓰지 못하는 아픈 시간을 견디며 그 한을 풀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며 학생들의 열정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문해교육’
군산시늘푸른학교는 지난 2008년 ‘비문해 제로(Zero) 학습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돼 군산시 직영 체제로 바뀌면서 현재까지 운영돼왔다.
현재 42개소 읍면동에서 30명 문해교육사가 문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