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아버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되자 집에 남겨진 뇌성마비 아들이 6일간 방치돼 목숨을 잃는 사건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30일 베이징청년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중부 후베이성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얀청(17)이라는 소년은 아버지와 남동생이 우한폐렴 의심환자로 격리된 가운데 집에서 숨졌다.
소년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었으며 24시간 내내 주의를 요하는 심각한 운동장애를 겪고 있었다. 옆에서 관리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
지난 17일 소년은 아버지 얀샤오원(49), 자폐증을 앓는 11세 남동생과 함께 고향인 우한에 방문했다. 하지만 3일 후 아버지는 발열 증세를 보여 남동생과 함께 격리됐고, 소년은 집에 홀로 남겨졌다.
얀샤오원은 27일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큰아들이 걱정이 된 아버지는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 얀청의 사진을 올리며 "내겐 장애인 아들이 둘 있다. 큰아들 얀청은 뇌성마비를 앓아서 몸을 움직일 수도 없고 말도 못 하고 자기 앞가림도 못한다. 목욕시켜줄 사람도 없고 옷을 갈아입혀줄 사람도 없고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는 집에 6일동안 혼자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마을 자치조직 촌민위원회는 24일과 26일에 큰아들에게 음식을 줬다. 또 친척이 와서 세 번 큰아들의 식사를 챙겨줬지만 큰아들의 건강은 계속 악화됐다. 촌민위원회는 얀샤오원과 큰아들을 함께 수용하려 계획했으나 29일 오후 큰아들은 숨을 거뒀다.
아직 얀청의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당국이 사건 조사에 나선 상태라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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