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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위안부와 학도병의 사랑 그 이상의 메시지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1 11:13

수정 2020.01.31 16:52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위안부와 학도병의 사랑 그 이상의 메시지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위안부와 학도병의 사랑 그 이상의 메시지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위안부와 학도병의 사랑 그 이상의 메시지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이 진행된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배우 박정아, 온주완이 열연하고 있다. '여명의 눈동자'는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2020.01.30. chocrysta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이 진행된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배우 박정아, 온주완이 열연하고 있다. '여명의 눈동자'는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2020.01.30. chocrysta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오랜 기다림 속에 잠시 머물던 사랑.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이 다른 곳에 머물러 있어…’ 마침내 위안부 출신 윤여옥(김지현·최우리·박정아)의 마음을 얻었으나 예기치 않은 여옥의 남자, 최대치(테이·온주완·오창석)의 등장에 그 사랑을 놓치고 만 군의관 장하림(마이클리·이경수)이 노래한다.

최근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공연에서 장하림 역의 이경수가 솔로 넘버 ‘행복하길’을 열창하자, 장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초연 당시 장하림을 연기했던 테이는 “장하림의 매력은 ‘행복하길’ 넘버 한곡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합창과 함께 울려 퍼지는 음악, 빠른 이야기 전개로 때로는 숨이 차다고 느껴지는 이 뮤지컬에서 드물게 인물의 감정에 집중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동명의 인기 드라마를 무대로 옮긴 창작 뮤지컬. 일제강점기부터 제주 4.3을 거쳐 한국전쟁 직후까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세 남녀의 삶을 통해 비극적 현대사를 돌아본다. 위안부, 학도병으로 만나 사랑을 키운 여옥과 대치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씨앗을 키우나 그 희망은 허망하게 이념 대립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초연 멤버 김지현·테이·이경수 등이 다시 출연한 가운데 박정아·온주완·마이클리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했다. 또 초연 당시 반주 음악(MR)을 사용한 것과 달리 오케스트라를 편성했으며 앙상블 배우들의 합창 또한 재편곡해 웅장함을 더했다. 세종문화회관 무대가 넓다는 느낌도 들지만, 무대 옆 비스듬히 설치해 원근감을 준 스크린과 그곳에 투사되는 영상들, 세트와 조명 그리고 41명에 달하는 앙상블이 넓은 무대를 채운다.

다소 산만한 이야기 전개와 음악의 강약조절이 아쉽지만, 박정아·테이·이경수 등 주역들의 가창력과 앙상블의 군무가 이를 상쇄한다. 무의미한 이념대립에 스러져간 민초들의 모습은 눈물샘도 자극한다. 70년 전 이념 대립의 희생양이 된 청춘들의 이야기가 현재 이념 대립의 장인 광화문광장 옆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노우성 연출은 30일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에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1944년부터 1950년까지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아픔이 컸던 시기를 다룬다”며 “여옥이 누가 발사했는지 모를 총을 맞고 쓰러진 가운데 두 남자는 각각 군복과 인민복을 입고 있다.
공연을 열고 닫는 이 상징적 장면이 바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념갈등의 출발이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됐다는 것에 주목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공연장 문만 넘어가면 그 시대의 이념갈등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데, 역사를 직시하고, 생각하는 만큼 이야기하는 것이 예술하는 사람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의 현장을 생동감있게 전하는데 주력했다"고 부연했다.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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