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종 코로나]사스 넘어 에볼라 감염자 수준 향해 '급증'(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1 16:59

수정 2020.01.31 16:59

- 감염자 9692명 사스 넘어서 에볼라 바이러스는 1만9031명
- WHO 결국 비상사태 선포...'사람간 전염' 감안
- 대책 강도 높이는 세계 각국
[신종 코로나]사스 넘어 에볼라 감염자 수준 향해 '급증'(종합)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 환자 수가 한 달 만에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를 넘어섰다. 감염 속도에 이어 감염자 수까지 급속도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른 추세라면 주말 전에 감염자 수가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WHO는 사람간 전염이 잇따른다는 점을 반영해 결국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감염자 9692명, 사스 넘고 에볼라 바이러스(1만9031명) 향해 돌진
3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0일 24시 현재 중국 내 확진 환자 수는 9692명, 사망자는 213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새 감염자는 1982명, 사망자는 43명 늘었다.

감염자 증가 수는 2000명에 육박했고 사망자 수 증가 폭은 전날보다 커졌다. 감염자·사망자 수 모두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사스는 2002년 11월 발생해 2003년 7월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 8098명을 감염시키는데 9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는 발병 공식발표 한 달여 만에 이를 넘어선 셈이다.

확산의 불길을 잡지 못하면 감염자 수에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볼라는 1만9031명에게 질병을 뿌렸다. 중국 전문가들은 다음 주 말이나 그 다음 주 초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감염자·사망자 수는 후베이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감염자 수 5806명, 사망자 수 204명이다. 우한에선 절반을 넘는 2639명, 159명으로 각각 기록됐다. 이날 추가 사망자도 후베이성에 42명이 집중됐다. 나머지 1명은 헤이룽장성에서 목숨을 잃었다.

중증환자는 1527명, 의심환자는 1만2167명이다. 누적 밀접 접촉자는 11만3579명으로 조사됐다. 10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2차 감염자까지 속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10만2427명이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다.

중국 본토 밖에서도 3명이 늘어 28건이 됐다. 홍콩 12건, 마카오 7건, 대만 9건이다.

■WHO 결국 비상사태 선포...'사람간 전염' 감안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현지시간) 긴급 위원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한 이 같은 현재 상황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라고 선포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행이나 무역의 제한은 권고하지 않았다.

WHO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WHO가 국제 비상상태를 선포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소아마비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등을 합쳐 포함해 모두 6번이 됐다.

WHO의 비상사태 선포의 배경은 각국에서 사람끼리 2차 전염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매개체를 옮겨 다닐수록 변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파력과 사망률 또한 함께 상승한다. 미국, 일본, 독일, 한국에서도 사람간 전파가 이미 확인됐다. 만약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에 번지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WHO는 “각국 정부에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능동 감시와 조기 식별, 격리, 관리, 접촉자 추적 등을 포함한 방역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브리엘 렁 홍콩대 교수는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오는 4~5월에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반면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 등 중국 전문가는 내달 초중순이면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통제가 그 때쯤 성과를 내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대책 강도 높이는 세계 각국
세계 각국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발 신종 코로나의 자국내 침투가 강해지면서 대책 마련의 강도를 키우고 있다.

이날 현재 중국 밖 국가의 감염 사례는 태국·일본 14명, 싱가포르 13명, 한국 11명, 호주 9명, 말레이시아 8명, 미국 6명, 프랑스·독일 5명, 아랍에미리트 4명, 캐나다 3명, 베트남·이탈리아 2명, 네팔·캄보디아·스리랑카·핀란드·인도 각 1명 등이다. 다만 중국처럼 각 국의 감염자도 매일 확산 추세다.

미국은 비상인력을 뺀 주중 대사관 직원과 가족이 현지를 떠날 수 있도록 승인한데 이어 중국 전역에 대해 여행 가지 말 것을 권고하는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아시아·미주·유럽·중동·아프리카 등의 주요 항공사는 중국 운행을 중단했다. 일본은 1일부터 신종 코로나를 ‘지정감염증’으로 지정·시행한다. 이렇게 되면 감염자에 대한 강제 조치가 가능해진다.
일본은 또 중국 전역에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북한은 국경을 폐쇄하고 중국을 오가는 열차와 항공편의 운행도 중단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는 국적에 상관없이 중국 출발 후 14일간은 자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