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린이집 보내, 말아” 확진자 2명 교사 접촉 소식에 ‘끙끙’

뉴스1

입력 2020.02.01 07:30

수정 2020.02.01 07:39

지난1월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강사로 부터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을 배우고 있다. (송파구청 제공) 2020.1.29/뉴스1
지난1월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강사로 부터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을 배우고 있다. (송파구청 제공) 2020.1.29/뉴스1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번째 확진자가 평택 지역에서 나와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임시 휴원에 들어간 지난 1월28일 오후 경기평택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우한폐렴과 관련해 휴원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번째 확진자가 평택 지역에서 나와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임시 휴원에 들어간 지난 1월28일 오후 경기평택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우한폐렴과 관련해 휴원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지난 1월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어린이집 원생들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등원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지난 1월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어린이집 원생들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등원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한유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2명이 어린이집 교사와도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안 보내기도 어려워진 상황이 야속하기만하다. 아이를 당분간 등원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부모들도 있다.

6번째와 7번째 확진자가 각각 어린이집 교사인 딸, 친인척과 접촉을 한 것으로 확인된 지난 31일, 맘카페 등에서는 부모들이 어린이집 출석에 대한 불안함이나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육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게시글들이 눈에 띄었다.

11번째 확진자의 아파트 옆동에 살고 있다는 한 맘카페 이용자는 "이번 주부터 불안해서 아이를 놀이터에도 보내지 못하고, 어린이집 등원도 못시키고 계속 집에만 데리고 있다"며 "임신 6개월에 산전우울증까지 겹쳐 힘든데, 아이도 밖에 나가지 못해 답답해한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3살 딸을 기르고 있는 엄마 박주연씨(30)는 이날 "아이를 어린이집에 이틀째 보내지 않았고, 주변 엄마들도 설 이후부터 또는 오늘부터 안 보내고 있다"며 "어린이집 선생님 한 명이 원생 5명 정도를 돌보는데, 이들 5명 중 맞벌이 부모를 둔 1명을 빼고는 다 나오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집에서 성신여대가 가까운데, 오늘 영화관이 폐쇄됐다는 소식까지 들려서 상황이 좀 나아지면 그때 다시 등원시킬 예정"이라며 "다만 아이가 놀이터에 나가 놀지 못해 답답해하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 5번째 확진자 A씨(32)는 지난 1월 25일 성신여대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4살과 6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구모씨(33·여)는 "주변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지 않는 부모가 늘고 있고, 전업주부들은 '힘들어도 아이를 직접 돌보겠다'는 경우도 있다"며 "아이가 둘이라 둘다 돌보기는 어려워 아직 어린이집에 보내고는 있지만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씨는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기 위해 직접 차로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태워오고 있다"며 "아이가 마스크를 답답해해서 씌워주면 계속 벗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은 더 크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한 맘카페 이용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어린이집에서 휴원 공지 안내가 왔는데, 맞벌이 가정 아이들은 어디로 가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친정도 시댁도 멀고, 남편도 연차를 오래 쓸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걱정했다. 4번 확진자가 나온 평택시는 오는 8일까지 어린이집 휴원을 연장한 상태다.

이 이용자는 "도우미를 갑자기 구하면 자녀가 잘 따르지도 않을 텐데, 새학기에는 어린이집을 옮겨야 하나 별 생각이 다 든다"며 "강원도에 있는 친정까지 아이를 보내야 할 것 같은데 생이별을 하게 생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맞벌이 부부 윤모씨(34·여)는 "맞벌이라 다른 대안이 없고 아직까지 그렇게 크게 확산된 건 아니라서 아이를 그냥 보내고 있다"면서도 "물론 내가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을 것 같고,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면 그때는 친정부모님께 아이를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맞벌이 부부 김모씨(34·여)는 "월요일부터 다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매우 심란하다. 그렇다고 또 어린이집이 휴원한다고 하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라 고민 중"이라며 "같은 어린이집에서 절반 정도는 출석하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예방·감염분야 전문가들은 어린이집과 같이 집단생활을 하는 시설에서 2차, 3차 감염이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 감염'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만큼 해당 시설의 감염 우려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자체적으로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시설 근무자들의 발열 여부나 증상 유무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아이들이나 노인요양원 같이 병에 취약한 사람들이 근무하는 곳일수록 직원들이 스스로 개인위생에 신경쓰고 위험환경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어린이집 교사는 충남 태안군의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면서 지난 1월28일부터 30일까지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7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어린이집 교사는 경기 수원시 호매실동에 있는 어린이집에 같은 기간 일을 나갔다.

태안과 수원의 해당 어린이집은 각각 오는 10일과 6일까지 잠정 폐쇄될 예정이다.
또 이 보육교사가 접촉한 원장과 영아들이 능동감시자로 지정됐다.

fnSurvey